농촌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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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바로 내가 오디따기 체험을 한 뽕나무밭이다.하얀색오디는 아무래도 병든오디같다.ㅎㅎ)
 
 
푸하하.
웃긴다 웃겨~
덩치만 산만해가지고
비리 비리한 주제에
무신 농촌체험을 하겠다구....
몇년전 경험을 되살려 보자면
서울에 사는 여고동창 친구가
부안에 사는 친정언니네
고추를 따주러 온다는 것이다.
내건강에 대한 분수를 잘 알면서도
암튼 무신 초딩처럼 호기심도 많고
무슨일이든 경험해 보기를 좋아하는 나.
내가생각해도 정말 못말린다.ㅎ
 
누가 산골출신 아니랄까봐
나는 흙을 상당히 좋아한다.
아님 나만의 개인취향일까?
그래서 친구한테
재미있겠다며
나도 언니네 고추를 따주겠다고
큰소리 뻥뻥치며 무서운 뜨거운 햇볕을
막기위해 썬캡도 쓰고
피부가 탈까봐 상하 긴팔과 긴바지를 입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고추밭으로 향했다.
부모님께서는 내건강을 잘 아시기에
뜨거운햇볕아래 고추따는일이 얼마나 힘든데 가려하냐고
가지말라고 한사코 말리시는걸 뿌리치고 갔다.
 
흐미.
언니가 농사를 얼마나 잘 지었는지
고추나무 한그루에 크고굵은고추가 주렁주렁 열려 있는게
너무도 예쁘고 탐스러웠다.
처음엔 고추따는일이 정말 신나고 재미있었다.
한참을 따다보니 어찌나 덥던지....
땀이 줄줄 흐른다.
그리고 목이 말도 못하게 타고
급기야 머리가 아파왔다.
점점 힘이 쫙 빠지고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결국 나는 고추를 따기 시작한지
불과 두시간쯤 지났을까?
오전에 시작한 고추따기를 약한 체력탓에 점심전에
포기를 하고 말았다.
급기야 구토를 하고....
 
약을 이틀분이나 지어 먹고 겨우 살아난
화려한 경력(^^)이 있는 내가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선명한데
또다시 농촌체험기에 나선것이다.
이번에는 엄마가 오디따러 가는곳에 따라나섰다.
이번에도 부모님은 내게 너는 못해.
힘들어.하루 못견뎌.하시면서
만류하시는걸 엄마도 하는데 내가 못하겠냐며
바득 바득 우겨 따라나섰다.
우리 엄마는 현재는 연세가 드셔서 몸이 많이
안좋으시지만 아주 어린 나이때부터
외할머니를 따라다니며 산에가서 나무도 해오고
밭에 따라 다니며 밭일을 수십년동안 경험하신분이시다.
 
그런데
단순하게 나이만 생각하고
엄마를 무시(^^)하고 개폼잡고 오디 따러 나섰다가
이번에도 또 고추딸때와 똑같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ㅠㅠ
뽕나무가 어찌나 우거지고 뽕나무밭이 넓은지
어디 숨으면 찾아내기도 힘들것같다.
색색의 오디가 주렁주렁 열려있다.
처음엔 초록색
그다음엔 빨강색
그다음 완전히 익게되면 검정색으로 변한다.
오디를 먹으면 입술도 까맣고 혀도 까맣기에
몰래 따먹었다간 영락없이 들킬것 같아
나는 어릴적에 따먹어 보고 어른이 되어서는 한번도
따먹어 보지 않아서 마구 마구 따먹고 싶은걸 꾹 참구
일당 받구 일하는거니까 한개도 따먹지 않구 일했는데
함께 일하는 어르신들이 맘껏 따먹어도 된다해서 몇개 따먹었다.ㅎㅎ
손바닥은 완전 검정색으로 오디염색이 되어있다.
나는 그딴거에 게으치 않는다.ㅎ
 
완전히 익은것보다는
80~90%정도 익은것이
새콤달콤하니 내 입맛에 맞았다.
어릴때 먹어본 그맛이다.
유리제품 다루듯 조심스럽게 익은 오디만을 골라땄다.
오디따는일도 햇볕과 싸워야하는일.
쉽지 않은일이었다.
덥고 머리도 아프고 속도 불편하고
메스껍고 오전이 지나니 역시나 내 체력에 한계가 왔다.
뽕나무밭에는 양파망같은걸 오디를 보호하기위하여 깔아 놓았는데
그곳에서 누워 있기도 했다.
아파서 못 견딜정도였지만 어찌 어찌하여
하루를 마치고 일당을 받아 오디효소를 담그려고
오디도 사왔다.
 
나는 햇볕이 그 무엇보다 무섭다.
아주 오래전에는 가족들과 바닷가에 가서도
더위를 먹고 고추따기체험과 오디따기체험에서와 같은
증세로 혼줄 났던 경험도 있다.
농촌체험.
경험해 보지 않았다면 함부로
섣불리 나서지 않는게 좋다.ㅎㅎ
내가 멍청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모든 밭작물의 씨앗뿌리기에서 부터
가꾸는일.
수확하는일을 경험해 보고 싶다.
 
부디 내가 농촌체험하는날은
햇님이 잠시 휴식을 취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으로말이다.ㅎ
사람들은 흔히들 하던 사업이 잘못 되거나 하면
시골가서 농사나 짓지 하고말한다.
어림없는 소리다.
농사도 경험을 통해 크기며 수량 맛과 품질을 보장하기에
끊임없이 많은 공부를 하지 않으면
원하는 만큼의 수확을 거두지 못할것인만큼
농부라는 직업을 우습게 여기지 말라고 하고싶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라는 노랫말이 있듯이
농사 역시도 아무나 못 짓는법이니까.^^
다시말하지만 햇볕이 무서워서그렇지
농사일이 싫지는 않다.
 
나는 이번 농촌체험으로 인하여
또다시 두번째로 혼쭐나고 약값은 좀 들었을지라도
기회만 된다면 비록 체력은 약할지라도
대파뽑는일도
양파캐는일도
고구마나 감자캐는일도
과일 따는일도
꼭 경험해 보고싶다.
대신 나는 일을 잘하지도 못하고
경험도 없으니
도와드리는걸루 하고
농부님께 일당은 수확물로 주시라고해야쥐.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