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발 볶음 좀 해 놓으면 안될까?

오후 4시쯤?
내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늘 저녁 메뉴가 뭐야?
응.
어제 산 조기구워 먹을건데?
난 닭발볶음 먹고 싶은데
그거 좀 해먹으면 안돼?
 
냉동실 문열면 닭발은 보이는데
언제 해줄건지
해줄 생각이 전혀 없는것 같고
침만 꼴딱 꼴딱 삼키고 있었고만 한다.
그러면서 먹고 싶다고
오늘은 꼭 닭발볶음을 해먹자한다.
아니 해달라한다.
 
알았다고 했다.
우선 냉동된 닭발을 찬물에 해동시켜
소금을 약간 넣고 한참을 끓여 익혔다.
국물이 마치 사골국물처럼 뽀얗다.
먹음직스럽다.
따로 먹으려구 받아 놓구
닭발에 초등학교동창표(초등학교동창친구가 소스 만드는 기술자라
직접 만든거니까)소스와
양파 매운고추
지인이 주신 죽순
마늘 물엿 술 이렇게
몇가지 양념을 더 넣고 소량의 국물만 남긴채 바짝 졸였다.
 
오늘따라 내편의 퇴근이 이르다.
퇴근하여온 내편의 한손에든 까만봉지~
뭘까요~
나는 척보면 앱니다.
나는 내편의 그모습을 보고
늘 놀려댑니다.
이순신장군은 큰칼을 옆에차고.
당신은 소주를 옆에차고.
내가 이렇게 놀리면 내편은 겸연쩍어 한다.
뭐하러 쓰레기만 생기는데 그냥 들고오지
봉지에 담아오냐물으니까 사람들이 보면 맨날 소주만 먹는줄 알거아니냐고
챙피해서 그런대나 어쩐대나.ㅋ
 
국물맛을 보니 와우~
맛나다.
근데 아고고 매워라.
얼마전 부터 매운것을 통 못 먹는
내편한테 너무 맵다고 한소리 듣는건 아닌지
나는 좀 쫄지않을수없었다.ㅋ
오늘 저녁식사는 밥대신 닭발볶음이다.
미리서 오이냉국을 한대접 대령했는데도
어찌나 매운지 땀이 날지경이고
눈물 콧물 닦으면서 먹었다.
 
뜨겁고 맵고....
그래도 젓가락이 계속 갔다.
내가 만들었지만 정말 맛있었기 때문에.ㅋㅋ
한손에는 1회용장갑을 끼고 제대로
폼잡고 뜯었다.ㅋ
랑은 맵다는 말도 없이 맛나다며 먹더니
다 먹고는 매워서 팔짝팔짝 뛸 기세다.ㅋ
나는 옆에 있던 쌈무와 이미 식어 버린 찐감자의
껍질을 벗겨서 내편 입에 넣어 주었다.
근데 내가 닭발볶음 할줄 몰랐다면 어쩔건데?라고 물으니
내편 하는말 할 줄 모르면 사다놨겠어?한다.ㅋㅋ
하긴~
맞아 하며 나는 내편의 말이 정답이어서 빙그레 미소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