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 해바라기를 심던날

해바라기
 
 
오늘은 일터에서 해바라기를 심었다.
시유지에 누군가 빈공간이 아까워 보였던지 뭔가를
심으려는듯 밭을 일구어 놓았다한다.
모부서의 과장님께서
다른 사람이 농작물을 심지 못하도록
꽃씨를 심으라는 지시가 있었다면서
우리의 책임자이신 모님께서는
작은 밭을 일구어 놓으시고
해바라기씨앗을 사와서
우리에게 심으라한다.
 
언니와 나는 호미를 들고
해바라기씨앗봉지를 들고 밭으로 갔다.
밭이라고하기에는 넘 귀여울 정도로 적은 면적이었다.
나혼자 가지고 놀으라 하면 좋겠다.ㅋㅋ
어찌나 좁던지....ㅎㅎ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건물이 세워질 공간이라는데
그냥 농작물 좀 가꾸어 먹으라고 놔두면 안되는지....
하긴 세상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으니
나중에는 오히려 내가 가꾼 농작물이니
손해배상하라고 할 사람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긴한다.ㅎㅎ
 
모님은
사유지 이므로 농작물 경작을 불허합니다.
경작시에는 고발조치하겠습니다.
등의 구절을 프린트하여 푯말까지 붙여 놓았다.
폼나는 작은 해바라기밭(?)화단이다.
씨앗봉지를 열었더니 13~15개가 들어있다.
과연 싹이 돋을런지....
나는 늘 그렇듯이 씨앗을 심든지
나무를 심든지
꽃을 심든지간에
맘속으로 간절히 바란다.
오늘도
해바라기야~
꼭 싹을 틔워라하고 큰소리로 말해주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키가크고 커다란 얼굴을한
노란꽃이 필 해바라기를 상상했다.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넘 좋았다.
더구나 내손으로 심은 해바라기인데....
욕심을 부려보련다.
우선은 일주일안에 내가 심은 해바라기씨
15개 모두 싹을 틔워주길 바라고
그 다음엔 무럭 무럭 쑥쑥 자라주길 바라고
그 다음엔 씨앗을 얼굴가득 담아주길 바란다.
나는 언니한테 장난치듯 말했다.
언니~
이 다음에 해바라기씨는 언니 다 먹어~하고 말이다.
그랬더니 언니는 내게 그려 내가 해바라기씨로 기름짜서 줄게 하신다.(웃음)
우린 김치국 먼저 마셔본다.
아니 우물앞에서 숭늉을 찾고 있었다.ㅋㅋ
 
나는 벌써 부터 가을이 기다려진다.
내가 심은 해바라기꽃을 보기 위해서....
어느 책에서인가 너무 성급해하지 말라했다.
생각하고 준비하고 기다리고하여
가을에 피는 국화꽃을 보라는듯....
오직 해만을 바라보는 해바라기야~
적어도 물만은 내가 자주줄게.
어떻게든 싹을 틔워 너의 예쁜모습을 보여주렴.
나 너의 모습을 상상하며 무더운 여름도 잘 견디며 기다릴게.
언니는 내게 그러신다.
네가 운좋게 해바라기꽃필때까지 다녔으면 좋겠다고.
나는 그랬지.
언니는 무슨소리하시냐고.
여기에서 잘려도 난 얼마든지 오가며 해바라기를 볼 수 있다고.
언니는 웃으시며 아 그렇구나.하셨지.
난 이곳을 떠난다해도 너를 잊지 않고 지켜볼거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