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코카콜라와 보리차 <펌>

서울에 올라온지도 10년이 되어간다... 대부분의 시간은 하숙과 자취로 점철되었지만... 그래도 챙겨주는 사람이 없이 혼자 살게되면 집안에 가장 많이 뒹구는 것은 패트병 큰것, 우유팩, 물병...그런 류이다... 특히 콜라 패트병을 보면 옛날의 기억이 되살아나는데... . . . . 고등학교 2학년 무렵의 어느 더운 여름날의 일이었다... 찌는 듯한 더운 여름에는 방안에서 가만히 누워있는 것이.... 생리학적으로...우생학적으로...경제학적으로...사회학적으로... 가장 도움이 된다는 것을 지론으로 삼아서.... 방 안에서... 시체놀이를 하고 있었다...-_-; 시체놀이를 하는데... 목이 말라왔다... 목마른 시체놀이를 한 것이었다...-_-; 어느덧 거실에서 가져온 콜라 1.5리터 큰 병도 바닥나 버렸다... 시체가 병을 치울 수도 없는 일...-_-; 그냥 내비두고 계속 시체놀이를 했다... 시체놀이가 지겨워질 무렵...잠자기 놀이로 종목을 바꾸었다...-_-; 그러다가 깼는데... 처음에는 왜 깼는지 몰랐다... 그러다가 느낄 수 있었다... 아래로부터 오는 우리~~~~한, 그러면서도 묵직~~~~한 고뇌의 울림을...-_-; 벌떡 일어나서 화장실로 가려는 순간... 내 눈앞에 보인 콜라병... (그게 왜 보였을까? 보이지 말았어야 하는데...-_-;) '오호...이런 우연의 일치가? 하늘은 어찌 알고 나에게 빈 콜라병을 내려줬단 말인가?' 잽싸게 콜라병을 내 분신(?)으로 가져가서 ... 분신의 번뇌를 콜라병에 마음껏 풀게 하였다... " 슈~~~~~우~~~ -_-;;; " 훗날 회고해보면 나으 분신의 고뇌를 알 수 있었다... 자그마치 1.5리터 콜라병의 반 정도가 찰 정도였으니... 인체의 신비는 정말로 무궁무진한 것이 아닌가? 그러나 그것보다도 더한 신비는... 그 결과가 신비롭게도 온몸의 떨림으로 전해져 왔다는 것이다...-_-; 그렇게 일을 무사히 마친 나는 콜라병 마개까지 막아둔 다음 다시 나만의 잠의 세계로 빠져들었는데... 그건 진실로 용의주도함이 가미된 완전범죄였던 것이다...-_-; 그리고 얼마 후... 정신을 차려보니 주위가 씨끌씨끌하다... 아니...시끌시끌한 정도가 아니고...아예 난리를 뽀개고 있었다... '무슨 일일까?' 하고 방문을 열고 나가보니... 오 마이 갓!!! 형이 집안에서 난리를 뽀개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하고 혼자 생각하며 즉시 형을 말리려고 형에게 가다가...난 숨이 멎는 줄 알았다... 내 방에 있던 콜라병이 형의 손에 들려있었고... 그 양도 상당히 줄어있었다...-_-; 콜라병이 조용히 걸어 나와서 형의 손에 쥐어져 있을 리는 없고... 그 양도 자연적으로 증발해서 줄어들었을 리도 없고... 형이 그것을 들고 난리를 뽀개고 있는 것과 연관을 지어서... 광속을 능가하는 잔대가리로 분석을 해 보니... 내가 자는 사이에...어머니가 내 방에 들어와서... 내 옆에 놓여져 있던 영롱한 콜라병의 그 색상에 취한 나머지...-_-; 콜라병을 보리차로 착각하여 냉장고에 넣어둔 것이었다...오마이갓...-_- ; 그리고 더운날 밖에 나갔다 들어온 형은 들어오자마자 냉장고 문을 열어 서 그 보리차(?)를 시원하게...호방하게...원샷으로... 벌컥.... 하다가 커억~~~하게 된 것이었다...-_-; 이건 위기였다... 분명히 그것을 냉장고에 넣은 것은 어머니의 잘못이지만... 그 원인 제공자는 나였기 때문에... 범죄로 치면 마약 운반책은 어머니인 셈이고.. 난 마약 제조책에 해당하는 죄가 아닌가? 난리를 뽀개던 형이 나를 보자마자 형의 눈초리는 마당에서 뛰노는 병아리를 본 매의 그것처럼 표독스럽게 변하였다...-_-; "이 보리차(?) 주인공...너지? " 그런데 그 무시무시한 상황에서 범인이 나라고 자백을 한다는 것은... 다음 날 신문의 한 귀퉁이를 장식할지도 모르는 일을 자초하는 짓이었 다... 어떻게 해서든 변명을 해야했다... 할 수 없었다... 아침에 외가집으로 간 동생에게 잠시라도 화살을 돌릴 수 밖에...-_-; "아이다...-_-;...난 오늘 하루종일 잔다고 콜라병 보지도 못했다... 막내가 한 길끼다...' "글나? 진짜가?" "당근이지...-_-;;;;" "그래?..." 하는 소리와 함께 기습적으로 형에게 복날 개맞듯이 맞았다...-_-; 맞으면서도 '어! 눈치가 발바닥인 형이 어떻게 알아챘지?'하고 생각하다 가... 실컷 맞으면서 번쩍 생각이 들었다...(동생은 여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