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은 아직 깨려하지 않는데 우리집 진도개는 어떻게 시간을 아는가
한치도 다르지 않는 시각에 배밭에 데리고 나가달라고 칭얼거린다.
우린 그소리에 눈을 뜬다.
오늘은 왠일인지 남편이 붕그적거리며 일어나지않는다.
그리고 느닷없이 말했다.
나 지금 칙뿌리캐러가
무슨 밤중에 칙을 캐러가요?
응 나 추억속으로 가고 있는거야
지금 때가 어느때인데 칙순은 어떻게 찾구요?
응 마른줄기가 타고 올라간걸 보면 돼
줄기가 굵은걸 캐면 일칙이 나오거든
철길을 따라 치명자산에 오르면 칙이 참 많았거든
친구들과 함게 괭이와삽으로 땀을 뻘뻘 흘리며 캐서 어깨에 매고 돌아오곤했지
입이 까맣게 될만큼 입안가득 칙을 씹으로 콧노래도 부르며 .......
그런데 물위를 건너는철로를 건널땐 무서웠어
내참 그러게 위험한곳으로 왜다녀요?
응 철로에 귀를 대보면 알수 있어
기차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 건너도 되는지를.
그럼 당신이 골목대장했겠네?
아니
그럼 누가 대장이였는데?
인철이
응 인철씨는 여리게 생겼는데?
가는 아버지가 있었잔아
난 아버지가 계시지 않는데 뒤가 없으니 대장은 할수가 없었어
더이상 말을 잊지 못했습니다.
아버지 얼굴도 모르고 자라면서
그큰그늘이 몹시도 부러웠던 모양입니다.
우리아이들에게 틈만 나면 들로 산으로 나가는걸 좋아했던
그 이유를 이제는 알것 같습니다.
항상 골목대장을 할 수 있었던 내아들이 아빠의 빽을 믿고 그랬었나 봅니다.
아버지와 함께 가방 가득 먹을걸 싸들고 소풍다니던 그 기억을
우리 아들은 이렇게 세월이 흐른뒤에도 추억을 할 수 있겠지요?
요즘 아이들은 자라서 어떤 추억을 이야기 할까
먼훗날 아버지 모습을 가슴 가득 떠올릴 수 있도록
아이들과 지내는 시간이 참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