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시대 가족여러분,
윤승희 조형곤,스탭 여러분 안녕하세요.
을유년 새해 소망성취 하세요.
설 명절 연휴,
고향에 모두들 잘 다녀 오셨는지요.
늦게 나마 인사 드리네요.
귀성길, 귀경길
모두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고향이라는 추억과 반가움과 따뜻함에 곧 피로를 잊고
이젠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일하고 계시리라 믿어요.
저는 이번 설에 새배돈 많이 섰습니다.
불경기속에 떡값도 조금 밖에 받지 못했는데 새배돈 수입은 없고
올망 졸망하던 조카 녀석들은 일년세 커 기분좋게 새배답례 많이 했답니다.
가족별로 팀을 구성해 윷놀이도 했어요,
소주,맥주,양주, 다 제쳐놓고
걸죽한 전주 막걸리와 명절 음식으로
오손 도손 둘러 앉아 사람 사는 얘기에 서로의 추억을 만들었어요.
작은집 둘째 형님이 서울에 사시는데
전주 막걸리가 모 전국 방송에 나와서 꼭 먹고 싶었는데
어찌 알고 준비 했냐는 칭찬에 괜히 으쓱 했구요.
다다음날엔 텔레비젼에 나온 집에 가자고 해서
그곳에 식구들 여나뭇명이 모여 또 막걸리를 들이 켰어요.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작은집 형님이 서울 사람들에게 홍보해야 겠다며
명함을 얻어가는 뒷 모습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이렇듯 지낸 이번 설 명절은 여느때와는 달리 인상 깊게 남는군요.
저희집은 사정상 큰집을 비워둬요.
가끔 제사때나 명절때는 빼구요.
그런데 명절 대비해 방 청소를 하다가
거실 벽면 한쪽에 걸려있는 향수 어린 액자를 보았어요.
궁금하시지요.
그건 바로 가훈 이였답니다.
평소엔 눈에 띄지도 않던 가훈이 그날 따라 눈에 확 들어오는것 있지요.
곰곰히 생각하니 약 삼십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네요.
초등학교 시절 가정마다 가훈을 조사 한다고 선생님께서 숙제를 내주셔서
아버지께 여쭤보니 금방 대답을 안하시고 한참을 있다가
사람은 고로 정직하고 성실하면 돼.
그러시면서 우리집 가훈은 정직,성실,근면이라고 해라 하셨답니다.
다음날 등교후 집집마다 가훈을 발표하는데
성희네는 행복하게 살자,
철호네는 웃으면 복이 온다.
다른 아이들은 검소하게 살자, 인사를 잘하자, 바르게 살자,
이웃을 보살피자, 등 등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좋은 말만 쓰였던 기억이 어렴푸시 떠 올라
입가에는 엺은 미소가 시나브로 드리워 지더군요.
전에는 눈에 보이지도 않던 벽면 한켠에 걸려 있는 가훈을
지날때마다 읽고, 또 읽고 하니
돌아가신 아버지의 그때 그모습과 초등학교 시절등
앨범을 꺼내 보는듯 선명하게 스쳐지나가는 추억의 기분,
얼마나 좋은지 모른답니다.
요즘 참 세상이 험하지요.
나오는 뉴스엔 불황,뇌물,자살,폭력,전쟁 등
우리의 따스한 마음과는 달리
너무 삭막 해져버린 사회를 절실이 느끼잖아요.
이 모든 것들이 아마 우리 모두의 잘못인지도 몰라요.
할아버지, 할머니가 안계셔도,
아버지, 어머니가 안계셔도
집안에는 늘 어르신 한 분이 계셔서
가정의 화목도 지키고,
자식들, 손주들 인성 교육도 시켜주는 진짜 참된 어른이
우리들 집안엔 거의 없었다 하면 조금은 동의 하실련지요.
여성시대 가족 여러분!
우리도 이런 어르신 한분씩 모시고 삽시다.
큰집 거실벽엔 조카들 백일, 돌 기념 사진과 형제간 마다 가족 사진등이
정렬되어 걸려 있어요.
어느 집이건 엇비슷 할것 같네요.
가족사진 보단
손주들 사진 보단
어느 화가의 그림 보단
묵필가의 서체 보단 어찌보면 초라하지만
가정의 윤리적 지침서이자
가족들이 지켜야할 도덕적 덕목이자
수신제가 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가훈.
가족의 정신이 깃들어 있고
가족의 사랑이 깃들어 있고
아이들의 아니 우리들의 정서적 선생이 될 가훈을
이번 기회를 통해 거실 벽면을 빌려 걸어 둡시다.
가정의 어르신이 안계셔도 저 처럼 언제 어느때고 가훈을 읽으며
가족을 그리고, 사랑하고, 사회를 사랑할수 있는 마음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유산을 만들어 줍시다.
가족간에 세대차가 심하면 심할수록
핵가족이 가속화되면 될수록
가훈의 필요성은 더 소중하지 않겠습니까?
감사합니다.
유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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