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하루 경험했던 이야기를 풀어 놓으렵니다.
별로 재미없는 이야기 일지라도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서민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여성시대니까 애청자 여러분은 끝까지 들으실줄 믿습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땐 온세상이 하얀 솜이불을 덮고 있었습니다.
골목길을 다니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마을회관까지 약 300미터를 쓸고나서 아침을 먹고 일터를 향하여 출발하려고 차의 시동을 걸었으나 반응이 없습니다. 밧데리가 방전되어 시동이 걸릴 생각도 않는 겁니다.
산골마을이라 이장님 차와 제 차가 고작인데, 그것도 밧데리 연결 짹이 없었던 탓에 보험회사 긴급구조를 생각하여 전화를 하니 20여분만에 와서 시동을 걸어주더군요.
시내에 있는 역에 차를 세워두고 열차를 이용하여 서울을 다녀왔는데,
열차가 시간시간 있는게 아니고 어쩌다 한번 있었는데 세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하는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영등포역 주변을 돌아보려고 밖으로 나가니 사람들이 50미터쯤 줄을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무슨일인데 이렇게 모였지? 하는 생각에 자세히 바라보니
밥 한 그릇을 자선단체가 무료로 배식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에 모인 무리들은,
밥을 먹기 위해 까무잡잡한 노숙자들이 줄을 서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밤8시가 넘도록 저녁을 먹지 않고 있던 저도 사실은 배가 무척 고팠던 때 였으므로 줄 맨 끝자리에 서면서 "아무나 밥 주나요?" 하고 앞사람에게 물으니 그렇다고 하더군요.
한사람이 국 한그릇에 밥을 받을 때마다 제 차례는 한발짝씩 가까워 지는 겁니다.
언제나 내 차례가 돌아 오려나 하며 고개를 밥 배식하는곳으로 몇번이나 기웃거렸는지 모른답니다.
집이나, 식당에서 먹는 밥상에는 서너가지 이상의 반찬과 함께 밥을 먹는데,
여기 거리의 식당 에서는 국 한그릇에 밥 한주걱을 담아 깍두기 대여섯개와 함께 주었는데,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하는 말이 실감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동안의 배고픔이 싹 사라지는 순간이었고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밥을 배식하는 봉사자님과 빈 그릇을 받아 쓰레기 봉투에 담는 봉사자에게도 감사합니다 라고 머리숙여 인사했답니다.
나와 함께 밥을 먹는 이 사람들이 말로만 듣던 노숙자 였구나!.
표정은 어둡고 옷은 거무튀튀할수 밖에 없고 아무데서나 앉아있다가 누우면 그자리가 침상일수 밖에 없는 사람들 말입니다.
일자리가 없어서 이렇게 지낼수 밖에 없는 사람들도 있는데,
일당이 아닌 월급 80여만원을 받으면서도 남들에 비해 너무나 적다고 투덜거리기만 했던 저는 이 사람들에 비하면 너무나 행복한 사람일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거리에서 지낼수 밖에 없는 이들.
무료급식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나마 배고픔에서 만은 해방될수 있음을 보고,
어서빨리 일자리가 많이 생겨나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는 날이 오기를 기다려 봅니다.
노숙자. 그들은 몸이나 마음이 병들어 보통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경쟁사회에서는 낙오될수 밖에 없는 이들입니다.
그렇다고 그냥보고만 있을수는 더더욱 없습니다.
오늘 하루. 노숙자들을 만날수 있어서 가장 불행한 삶을 살아가는줄 알았던 제가
움추러든 제 어깨를 펼치며 나는 행복하다를 외칠수 있는 날이었습니다.
남원시 수지면 유암리 199-2 김영수 011-9668-2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