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러운 노년

어제 시골집에 갔습니다 김장용 고추가루를 준비하기 위해 마른고추를 다듬고 있는데 앞집에 사시는 오수댁아주머니가 거들어 주셨습니다 20근을 다듬는데 아주머니께서 도와주시니 쉽게 끝났습니다 아주머니께서는 10년 넘도록 신경안정제를 먹고 있는 32세된 아들과 자기용변을 스스로 어찌하지 못하는 치매에 걸린 84세 되시는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계십니다 종이기저귀를 사다 놓고도 혼자서 해볼 도리가 없어서 그냥 두었다고 하셨습니다 고추를 다 다듬고 "제가 한번 봐 드리겠습니다"하고 내려가 보니 아랫목에 벼게도 없이 아무렇게나 몸이 구겨진채 누워 계셨습니다 더운물을 준비하고 잘못 입고 있는 옷을 벗기고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내고 기저귀를 채웠는데 할아버지는 낯설은 주변에 도움을 몸으로 저항하시니 얼마나 힘들든지요 온힘을 다해 발길질과 손사래와 고함으로 자신을 표현하셨습니다 이렇게 식구들도 모시기 힘든 농촌에 노인들을 어찌해야 합니까?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이나라에서 아기강아지도 아닌데 누운자리에서 오줌누고 똥누고 ......... 자원봉사자의 손길도 못 미치는 농촌에 노인들을 어찌해야 합니까? "고르게 가난한 사회 " 들어 보셧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