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랜만에 가슴에서 들썩이는 엄마에 대한 나의 사랑을 띄웁니다. 그러고보면 전 어머니께 편지를 자주 썼던 것 같아요. 그건 아마 제가 글 쓰기를 좋아하는 편이어서 하기도 하지만 그 무엇보다 엄마를 존경하고 좋아하기 때문이랍니다. 엄마도 그런 나를 자랑스러워하셔서 라디오프로그램 참여를 강력하게 협박(?)하곤 하셨지요. 전 어느 누구보다도 엄마가 제 존재를 가치 있게 봐주시고 제 성향을 긍정적으로 파악해주신다는 사실이 행복했습니다. 제일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인정과 지지를 받으며 사는 행복은 저를 정서적으로 안정감 있게 했으며 자존감을 높여주었답니다.
우린 참 친밀한 모녀지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거의 매일 전화로 안부를 물으며 요리에서부터 신앙이야기, 그리고 시시콜콜한 주변사까지 나누다보면 어머니가 친구 같기도 하고 언니 같기도 하답니다. 저는 축복받은 사람임에 틀림없습니다. 사랑으로 가슴이 무장무장 타는 엄마에게서 출생했으니 말입니다. 더군다나 그런 특별한 어머니가 유아기에서부터 성장기까지 늘 곁에 계셔 주셨고 결혼과 출산, 산후조리며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어머니의 따뜻한 시선과 손길이 있었으니 ... 저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저는 어머니와 함께 한 지난 37년간 어머니가 어렵거나 멀게 느껴진 적이 한번도 없었답니다. 그것은 바로 어머니의 조건 없는 사랑덕분입니다. 몸이 아프셨을 때에도,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 처해계실 때에도 어머니는 일관되게 우리 자녀들을 대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기다려주고 용납해주고 지지자가 되어 주셨던 어머니를 존경합니다.
저는 어머니 덕분에 참 따사로운 기억들이 아주 많습니다.. 엄마의 인도아래 언니와 동생들과 같이 주기도문을 고백했던 잠자리, 찬송가를 즐겨부르셨던 어머니의 고운 목소리, 뽀송뽀송한 이부자리, 어머니의 수고가 담긴 통목욕 이후의 개운함, 어머니의 품과 머리에서 나는 독특한 향...
어머닌 유독 저에게 칭찬을 많이 해주셨죠. 저는 그 누구보다도 엄마에게 칭찬받는게 기뻤습니다. 그래서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했고 내가 엄마를 도울 수 있는게 무엇인가 어린나이에도 생각을 참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사춘기 때, 한동안 죽음을 꿈꾼 적이 있었습니다. 그 혼미란 시절을 어머니의 존재와 어머니가 삶으로 가르쳐준 하나님에 대한 믿음으로 좋은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지난번 건이의 출생 후 수에 대해 상담했더니 엄마는 이렇게 처방해주셨지요. 사랑에 목말라서 난 병이니 더욱 사랑해줘라. 그러면 금새 낫는다. 엄마의 처방전을 적중했고 HOME를 통해, 그리고 이곳 <어머니학교>에서 자녀교육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다시 한 번 엄마의 교육법에 대해 경탄하고 있습니다. 자녀교육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거나 책을 읽으신 것도 아니요. 심리학이나 교육학강의를 들어본 적도 없으실 텐데 어떻게 그렇게 우리들을 잘 대해주셨는지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어머니의 헌신된 사랑에 기초한 육아법은 저를 비롯한 1남 4녀 형제들에게 건강한 자아상을 심어주었으며 이제는 그 영향력이 우리 2세들에게도 뻗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는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어머니로부터 자연스럽게 배운 것들 입니다. 제 노력과 상관없이 본능적으로 타고 난 것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어머니께 감사드립니다.
새벽녘이면 겨울 코트를 꺼내 입어야 할 만큼 서늘한 요즘, 쌀쌀한 기운을 감지할 때마다 매일 새벽을 깨우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가슴 메이곤 합니다. 때론 지치고 버겁다 여겨질 때도 있을 텐데, 아니 늘 힘드실 텐데 노동의 자리를 꿋꿋하게 버티고 계시는 어머니를 생각하면 나른함도 게으름도 다 도망갑니다. 어머니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저를 부지런히 살아있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어머니! 제가 가끔 전화로 "사랑해요"라고 고백 하면 "고맙다"는 말로 답해주셔서 감사해요. 몸과 영혼이 피폐해지기 쉬운 요즘, 세상에서 이런 생명을 주는 언어들이 우리 사이에 오가고 있음이 참으로 다행스럽고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른답니다.
어머니! 우리 앞으로도 아름다운 추억 많이 만들게요. 어머니! 사랑합니다.
어머니의 기쁨- 둘째딸 미옥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