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편지쑈 후기> 안녕하세요 윤승희 조형곤씨 그리고 배작가님~ 저도 다른 애청자분들과 같이 쓍쓍 어린이 회관으로 이곳 익산에서 달려갔습니다. 감기로 칭얼거리는 아들땜시롱 이거 갈등 생기는 걸? 하면서도 결국 김밥 두 줄을 사가지구선 막 밟아 갔습니다. 밥도 제대로 못 먹어서 땀 찔찔 흘러대는 아들에게 조금만 참으라고 회관 앞에서 돗자리 깔아줄팅게 얼렁 퍼자라이~ 하면서 달래고 얼르고 하길 몇 번 진짜 고맙게도 그 날은 날씨가 따뜻했다는 점입니다. 작년에는 우찌나 추웠던지요 쌩쌩 불어대는 들판의 바람이 콧구멍을 벌름거리게 할만큼 싸늘했기에 이번에도 그러면 감기 든 울 아덜 불쌍해서 어쩌나? 글도 드럽게 못쓰는 엄마가 편지라고 쓴답시고 끌고 오듯 해놓구선 저리 퍼질러 이용씨에게 빠져서 박수쳐대느라 정신 없는 엄마를 얼마나 원망할꼬? 싶었건만 으흐흐흐...하나님이 보우하사 날씨 겁나게 좋았지요 아들도 도중에 차 세워 약국 들려서 사 멕인 감기약이 효능을 발휘했는지 땀을 흘려가면서도 잔디밭에서 미끄럼틀 탄다고 헤헤거리니 저으기 안심되어서 박수를 더 크게 쳐댔답니다. 간식으로 대접된 바나나우유와 빵 이야 달콤하기 이를데 없었습니다. 그리고 고소한 도토리 묵 우리 여성시대의 광팬인 애청자님께서 준비해온 줄을 우리는 단박에 알았습니다 시장에서 날품팔이를 하면서 아픈 아이 간호하시는 그 분의 마음을 폭폭 퍼 담는 묵접시에서 느낄 수있어서 감사했구요 또 고무마를 40킬로나 쪄서 아이스 박스에다가 담아오신 그 정성을 어찌 다 헤아릴 수있겠습니까? 아구 아구 먹어대면서도 저는 끝이 보이지 않는 그 아이스박스 속 고구마가 탐이 나기만 했답니다. 그렇게 먹어대는 동안 시간은 훌러덩 지나가버려서 정해진 5시까지 편지를 쓸려니 흠미야~ 이 멍텅구리 머리통에서 뭐 좋은 글이 나오겠습니까? 그저 엄마의손이라는 글제를 가지구선 엄마를 떠올리니 맨 눈물만 나오고 찔찔 콧물까지 닦아낼랑게 철없는 울 아덜이 지 소맷부리를 제 코에 갔다댐서 "엄마 코 풀어야지 헹 하고 자 얼렁" 하는데 정말 아덜땜시롱 더 울도 못하고 글을 써갔습니다. 그것으로 저는 그저 행복했습니다. 삶이 버거워서 그냥 아무도 없는 곳으로 도망치고 싶었던 적 많습니다. 나만 인생에서 낙오자가 된 듯하여서 화도 난 적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너른 잔디 밭에 앉아서 내 그리운 어머니를 떠 올리며 글을 쓸 수있다는 것 그것은 아직까지는 그렇게 삶이 죽도록 힘들지만은 않다는 것을 드러내주는 것이기에 저는 감사의 마음으로 돌이킬 수가 있었답니다. 좋은 님들을 만나서 행복했고 비록 이용씨한테 빠져서 박수 쳐대느라한번 뵙고 잡았던 배 작가님도 못만나서 서운했지만 바람이려오 를 불러대는 이용씨를 가깝게 알현했다는게 어딥니까? 맘같아선 손이라도 훌러덩 잡고 싶었어도 제 손이 너무 거칠고 투박해서 깜짝 놀랄까봐 참았지요 여성시대 진행자 여러분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일년에 한번으로 아줌마들을 위한 축제를 열어주시니 스트레스 확 풀리고 참 좋았답니다. 상은 굳이 못타도 좋습니다. 너모도 좋았구요 행복했으니까요 내년에도 또 가겠습니다. 배작가님 그때는 꼭 얼굴 보여주세요 신청곡은요 <굳바이- 이문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