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추석이 다가왔습니다.
두분과 여성시대 가족여러분 풍성하고 즐거운 추석 보내십시요.
전설이 있는 현장을 찾아 취재해서 보고하라는 과제물을 부여 받은 우리들은 적당한 곳을 물색하다가 내 고향이 적당하다 정하고 고향으로 갔습니다.
우리 동네에 있는 전설 현장 봉황대에 옛 모습 그대로 머물러 있는 "소바위,말바위, 장구바위, 마당바위"를 사진으로 담고 전해오는 전설을 친정어머니 육성으로 녹음기에 담았다.
욕심을 내 볼 양으로 오랫만에 찾은 윗동네 친구의 고향엔 내 유년시절에 새마을 사업 붐으로 사라진 돌담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이길이 풍악산으로 소풍가던 길이지!'
초등학교때 소풍가던 추억을 더듬으며 인적없는 골목길을 거슬러 올라가는데 텅빈동네가 아님을 알리려는듯 '컹컹' 멍멍이가 짖어대며 이방인인듯한 우리에게 경고 신호를 보낸다.
온몸에 긴장이 찾아 오면서 무방비 상태였던 발목에 힘이 들어갔다,
허물어 질듯 쌓여있는 돌담 새새를 이끼들이 꼼꼼히 메워진채 짱짱히 버티고 있었다,
돌담이 오랜 풍파를 이겨내는건 인간의 손길이기 보다 자연의 순리였던것 같다,
툇마루에 앉아 멍멍이 소리 나는곳을 말없이 건너다 보시는 할머니의 백발이 내 머리위로 이사올쯤에도 돌담은 그 모습 그대로 이였음 좋겠다.
힘겨워 뵈는 노장의 힘을 빌려 한여름 더불살이에 나선 눈치와 염치없는 호박넝쿨이 시선을 끈다.
동아줄 같은 줄기를 담장위에 걸친것도 부족해 주렁주렁 군식구를 달고 누렇게 익어가며 몸집을 불린 늙은호박을 매달고 가을을 준비하고 있다.
중년에 내 친구가, 담장 넘어 사는 깨복쟁이 다른 친구를 불러냈을 꼬마시절 모습이 연상되면서 휴대폰을 켜고 소식을 전해 주고 싶어졌다.
'어머 알밤이다'
주머니에 손을 넣는 순간 발아래 뒹구는 알밤에 반해 허리를 굽히고 보니 아직 용기 내지 못한 못난녀석은 밤송이 가시에 몸을 숨긴채 내 시선을 두려워 하고 있었다.
밤송이에 손가락을 찔리는 고통의 추억을 맛보면서 주머니 가득 알밤을 채운채 돌담 사이 골목길을 빠져 나왔다.
전설 찾아 나선 길에서 가물거리는 추억을 한가방 퍼 담아왔다.
며칠후면 사업에 성공해 서울 부자된 친구, 딸내미 대입준비 땜에 꼼짝 못한다는 친구까지 열일 제끼고 고향을 찾아 올텐데 이번에는 꼭 시간을 내서 정자나무 그늘이 시원한 정각에서 미니 동창회를 갖어 봐야겠다.
며칠있다 오겠다며 갈길을 재촉하는 큰딸을 향해 손을 흔들고 계시는 어머니 모습이 벌써 누렇게 익어가는 들판에 가려지고 있었다.
언제나 내 필요한 모든것을 해결해주는 내 고향은 가장 소중한 재산이다.
감사합니다.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 쌍용아파트 602동 1012호(274-73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