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되는 주산 교육

윤승희, 조형곤씨 안녕하십니까? 아침 저녁 서늘한 바람이 혹독했던 지난 더위를 잊게 하네요. 오랫만에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전자계산기가 대중화 되면서 사라지게 된 주판에 대한 인식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주판과 인연이 되었던 것은 초등학교 시절이였습니다. 한뼘으로 잡기 어려울만큼 큰 다섯알짜리 주판을 가지고 셈을 하시던 아버지께서 한손가락으로 셈하는 요령을 알려주시면서 주판과의 인연이 시작되었고 학교에서 특별활동 시간에 주산부에서 운주법을 익히면서 정식으로 배우게 되었지요. 주산을 배우면서 숫자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고, 10의 보수가 익숙해지면서 계산 속도가 빨라졌지요. 고등학교를 여상으로 진학하면서 본격적인 주산 교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3년동안 매일 한 몸같이 지니고 다니면서 연습하고 또 연습해서 고3때는 주산, 부기, 타자 자격증을 갖춘 기능인이되었고, 직장을 구하면서 필수 구비서류로 자격증을 복사해서 이력서와 함께 제출하곤 했습니다. 직장생활을 그만 두면서 저 역시 전자계산기에 길들여졌고, 주판은 화장대 서랍지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지난 봄 집안 베란다를 정리하다가 오래된 그릇셋트 상자가 눈에 띄는거예요. '새 그릇이 있구나, 꺼내 써야지' 생각하고 깨질세라 선반위에 상자를 조심조심 내렸습니다, 그런데 상자를 열어보니 오래된 일기장 몇권과 "큰딸 것"이라고 쓰인 하얀 종이에 쌓인 물건이였습니다. "이젠 니가 가져 가라" 몇 년전 친정아버지께서 학교때 받은 상장과 자격증이 보관된 학창시절 추억의 물건들을 챙겨주셨던게 생각났습니다. 그동안 방치해둔게 안타까워 얼른 문구점에서 서류화일을 사다가 한장한장 끼워 보관해뒀지요. 그런데 우연히 한달전 주산자격증 소지자를 모집하여 "지도자 양성교육"을 시킨다는 정보를 듣게 되었어요. 새로운 일자리를 찾던터라 마치 저를 부르는 소리같아 주저없이 자격증을 복사하여 제출했습니다, 15년만에 다시 잡아본 주판도 어색했지만, 나이 때문에 주저하며 큰 기대없이 교육을 받다보니 하루 하루 되살아나는 속도에, 이제는 자신이 생겼습니다. 강사님의 우렁찬 호산에 맞춰 주판알을 굴려 셈을 한 후 교육생들이 정답을 부르면 "정" 답이 맞다는 신호후 "털고 넣기를" 신호에 다시 주판알을 정리하고 다시 받아 놓을 준비를 하는 모습들은 주산교육의 부활에 한 몫하려는 다부진 열정이였고, 열기로 강의실이 후끈 달아올랐답니다. 골목 골목 즐비했던 주산학원이 사라진지 10년 사이 주판은 어린학생들의 호기심을 일으키기 좋게 칼라로 몸치장을 하면서 배우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더군요. 익산 초등학교에서 방과후 학습으로 교육을 맡고 계신다는 강사님의 사명감과 배우는 어린학생들이 재밌어하면서 호응을 보인다는 현장소식은 우리들에게 희망의 빛이 되면서 큰 책임감을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교육생들이 창업이나 강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만큼 주산교육의 전망이 밝아진다는 강사님의 말씀에, 동참하려는 저 역시 어깨가 무겁습니다. 컴퓨터와 디지털 시대이지만 집중력, 발상력, 기억력, 통찰력, 정보처리능력, 속도. 속청력을 길러 줄뿐만 아니라 손을 쓰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주산교육이 활성화되어 우수한 인재를 육성하는데 기초 학문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입니다. 감사합니다.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 쌍용아파트 602동 1012호(274-73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