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여름날의 풍경

여름엔`~~~ 울엄마 가 콩밭사이에 심은 탐스런 열무뽑아 풋고추 학독에 박박갈아 담근 열무 김치에 고추장 한술 넣고 고소한 참기름 한방울넣고 쌀알이라곤 찿아볼수없던 깡보리밥을 한잎 입이 터져라 몰아넣고 산이며 들이며 쏘다녔던 그때가 생각나...... 그 맛이 그리워 무등산자락에 있는 보리밥집을 자주 찿곤하지...... 우리집옆 공동우물 퍼올려 사카린 서너알 넣고 국수 말아먹던 생각도....... 지금엔 비빔국수에 온갖 양념다넣고 비벼도 맹물에 사카리 넣어 먹던맛은 아냐. 어쩌다 재수좋은날 저녁에 오줌마려워 졸리운 눈을 뜨고모기장 밖으로 기어나옴, 엄마 아부지 언니 오빠 둘러앉아 수박 쪼개먹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지 왜 나만 빼놓고 먹느냐고 볼멘 소리하며 얻어먹는 수박은 한여름밤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주곤했지. 나간사람 몫은 있어도 잠잔사람 몫은 없다는 아부지말씀에 다음날밤은 늦도록안자려고 애써보지만왜그렇게 잠은 쏟아지는지..... 여름에 신는 검정고무신은 왜그렇게 더운지. 땀과 어우러져 삑삑소리나는게 싫어 면도칼로 신발 뒤축을 오려 슬리퍼를 만들어 신다 아부지한테 뒤지게 맞고....... 울다 치쳐 잠이들고. 슬리퍼며 구두며 잘사주는 선암이엄마가 우리엄마엿으면 하다가도 선암이가얄밉고. 외동딸이여서 대우받는 선암이에비해 3남 4녀중 네째딸의 대우는 말이아니고 결국 현실을 느끼며 우리집 앞냇가를 하염없이 걷고 있노라면 울엄마 밥먹으라고 소리쳐 밥상앞에 앉으면 아침에 먹던 열무김치에 다꾸앙에 풋고추송송 썰어넣고 끊인 된장국이 전부였지만 밥맛은 왜그렇게 좋은지 아까 우울했던 기분은 온데 간데 없이사라지고... 졸리움을 애써참으며 혹시 오늘밤에 울아부지 수박사와 나만 빼놓고 먹을까봐 지키다 결국 잠이들고 만단다 ㅋ이렇게 여름밤은 깊어가고...... 윤승희, 조형곤씨, 공감하는 부분이 있나요? 딸아이가 웃음짓는 저의 어린시절의 여름밤은 이랬답니다. 훗. 올린이: 김순복 전화번호: 010-3911-7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