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많이 드세요

장보러마트에 갔다가 복숭아를 봤어요 한개에 3000원이 넘는것도 있더군요 무심코 비싸다는생각이드려는순간 엄마 아빠얼굴이 떠올랐습니다 뜨거운 땡볕에서 셀수도 느낄수도 없는 땀들을 흘리면서 일하시는 모습이요 저희집은 과수원을 해요 그것도 복숭아과수원요 정말 지긋지긋하게 복숭아를 따고 담던시절이 있었어요 지금은 애들이 어려서 도와드리고 싶어도 그럴수가없어서 더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새벽5시도 안되서 부모님들은 복숭아를 따러 나가신다고 하시더군요 조금이라도 해가 없을때 하실려구요 그리고는 아침10시가 넘어서야 집에오셔서 늦은 아침을 드시고 곧바로 복숭아를 상자에 담기시작하신답니다 그리고 오후3시를 훌쩍넘기고서야 또 늦은 점심을 드시구요 그리고나서 차에 복숭아상자를 싣고 농수산시장에 갖다놓으시면 모든 일과가 끝나는거지요 간단한일 같지만 결코 쉬운일이아니랍니다 오늘은 제가 복숭아를 어떻게 재배하는지 알려드리고 싶어서 글 올립니다 제가 태어났을때 부모님께서 복숭아나무를 심으셨대요 그러니까 벌써 30년이 넘게 복숭아과수원을 하신거지요 모든 농산물이 손이 많이가고 힘들여서 가꿔진다는건 다 아시겠지만 특별히 복숭아에 대해서 소개할게요 겨울에는 가지치기를 하죠 날씨가 좋은 날을 골라 틈틈이 그리고 땅이 막 녹으려는때에 나무뿌리주위에 골을 파서 거름을 넣어준답니다 복사꽃이 피고 지려는 순간부터는 벌레를 잡아줘요 복숭아나무마다 송충이같은 것들이 있거든요 그럼 그 벌레를 잡아주는거예요 처음엔 도저히 못하겠더라구요 그래도 어쩔수 없이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납니다 복숭아라 조그맣게 열리기 시작하면 복숭아를 솎아주는 일을해요 한가지에 2개나 3개만 남겨놓고 솎아줘야 복숭아가 나중에 크게 자라거든요 복숭아를 솎은다음에는 봉지를 싸주는 일을해야해요 높은 나무에 달린 복숭아는 사다리를 밟고 아슬아슬하게...... 이 모든작업이 5월중순쯤이면 끝이나죠 그리고는 기다리는겁니다 적당한 비와 햇빛을 그리고 6월 7월 장마가 시작되기전에 가지를 괴주는일을해요 복숭아가 자라서 무거워지면 가지가 찢어질수있거든요 그래서 긴 막대기로 가지를 괴주는겁니다 아무리 열심히 가지를 괴주어도 장마나 태풍이 오고나면 여기저기 복숭아가 밭바닥을 뒹굴어다니는걸 보면 늘 속상하지요 해마다 겪는일이지만 이렇게해서 복숭아가 자라서 맛있게 익으면 따기시작한답니다 예전에는 따서 무게만 달아서 팔았는데 갈수록 포장하는 작업이 힘들어지더군요 일단 박스를 접는일부터 만만치않답니다 박스에 손이 찢기는일이 허다하구요 복숭아를 일단 크기대로 골라서 큰것부터 차례차례 바구니에 담아서 무게를 재고난 다음 복숭아하나하나 속지에 싸서 다시 박스에 담아야해요 그리고 또 숫자를 세야하구요 젊은 사람들도 힘든일인데 벌써 70을 바라보는 부모님께서 이 일을 하고있는걸 잠시라도 보고있으면 늘 가슴이 아프답니다 꾸부정하게 엎드려서 복숭아를 고르시고 하나둘셋넷하시면서 또 숫자를 세시고 그리고 삐뚤삐뚤한 글씨로 숫자를 쓰시는 모습이 올해는 비가 적게와서 복숭아값이 좀 올랐더군요 부모님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것같아서 그나마 웃을수 있습니다 내일은 도와드리러 가야겠어요 상자에 숫자라도 써드리고 엄마가 좋아하시는 냉커피도 타드리고 우리 윤하가 얌전히 도와줘야할텐데 좀 걱정이되네요 애청자여러분 복숭아 많이 드세요 복숭아는 정말 빈속에먹어도 괜찮은 과일이예요 아무리 먹어도 탈도 나지 않구요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신일아파트 103동 1802 272-2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