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16년만에 처음으로 남편과 함께가 아닌 서울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지난 토요일 오전 열두살 된 딸아이와 전 고속버스에 올랐지요. 오후에 일이 있어 동행하지 못하는 남편의 배웅을 받으며 ... 차 안에서 아이와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얘기들을 나누기도 하고, 오후 1시부터 시작될 동화구연 대회 연습도 하면서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색동어머니 동화구연 가회에서 주최하는 '전국 어린이 동화구연 대회'에 참석하게 되었거든요. 대회장에 도착해 보니 제주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온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참가인원은 35명, 딸아이의 차례는 24번, 1번부터 시작된 동화구연은 '과연 전국대회구나' 할 정도로 너무도 자신있게 그리고 동화 내용을 느낌으로 전달하고 있었지요. 자꾸만 떨린다는 딸아이를 다독여가면서 기다리다가 드디어 차례가 되었습니다. 무대에 올라서자 다소 긴장된 표정이긴 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내려오는 모습이 어쩌면 그리도 대견스럽던지요. 마지막 35번의 동화구연이 끝나고 특별공연으로 '가족입체 동화구연'과 '어린이들의 째즈 힙합'공연까지 볼 수 있어서 너무도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시상식. 영광의 대상은 제주에서 온 3학년 남자아이가 차지했구요,금상은 서울아이가, 그다음 은상은 제 딸아이가 받았습니다. 제 아이가 엄마인 제게 이렇게도 큰 기쁨과 행복을 준 것입니다.
농사일만 하시던 부모님과 밑에서 자란 어린시절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책이라고 하는 것은 교과서가 전부인 줄로만 알고 지내온 제가 어느 날 친구에게서 빌려읽은 '콩쥐 팥쥐'하는 동화책을 읽게 되면서부터는 항상 교과서 외의 또다른 종류의 책들에 굶주려 했지요. 그렇게 자라난 나의 경험에 비추어 내 아이들에겐 책과 함께 자라도록 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왔습니다. 그래서 딸아이를 임신했을때부터 태교의 한 방법으로 책읽어주기를 했고, 좀 자라 한글을 깨우치면서부턴 책읽기, 나아가 책을 느낌으로 표현하는 동화구연을 배우게 했습니다.
동화구연의 좋은점은 크게 세가지로 나누어집니다. 우선 국어교욱적 가치, 인성교육적 가치, 창의성교육적 가치. 구연동화는 음성언어와 신체언어로 표현하는 청취위주의 동화이지요.
이젠 키도 훌쩍 자라 아이티가 벗어난 듯한 딸아이지만 아직도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동화속에서 좀 더 키워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어른 아이 구분없이 우리 모두 동화속으로 한 번 푹 빠져봄은 어떨런지요.
이러한 기쁨과 행복을 저희 가족에게 안겨주시고, 딸아이게 크나 큰 경험과 용기를 주신 국은순 선생님,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전주시 덕진구 진북2동 970-10
김경숙 (063-272-3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