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명의 손모내기

어제 오늘 비가 촉촉하게 내려 메말랐던 대지를 시원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밭작물이 새순을 내는데 도움이 되었을 게고, 논에는 모들이 뿌리를 튼튼히 내릴수 있었음직한 고마운 비 였답니다. 여성시대 가족 여러분도 며칠전의 한여름같던 더위를 잊고 시원한 날을 보내실수 있었으리라 믿습니다. 벼농사를 별로 해본적이 없었던 남원자활후견기관은 못자리에 모판수를 잘못 예측하여 기계이앙을 하다가 모판이 모자라 혹시 모른다 하여 준비해 두었던 투묘판(논에 던져서 심는모)으로 손 모내기를 하는 체험을 오늘 비를 맞아가며 하게 되었답니다. 지금은 기계이앙에 밀려 거의 사라진 투묘지만, 우리 남원자활후견기관에서는 혹시나 하고 준비 했었던 투묘판을 역시나 하고 손모내기로 줄을 맞춰 노래를 부르고 비를 맞아가며 열심히 심었답니다. 저는 하우스에서 다른일를 하고 있었는데 핸드폰에 지원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들려 논에가서 빨간색 물장화를 신고 초등학교시절 모내기 하던 기억을 되살려 열심히 심었답니다. 못줄이 띄워지면 모를 심는 사람들이 거의 동시에 자기가 심어야 하는 지역에 모를 심고 일어서면 손이 맞는다고 표현하며 이렇게 심어야 좀더 빨리 심을 수가 있답니다. 처음 대여섯번은 손이 맞지 않아 빨리 심은 사람들은 빨리 일어나 허리쉼을 하는데 늦게 심는 곳에서는 한참동안이나 뒤늦게 일어서는 광경이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외쳤습니다. 이쪽으로 한발짝씩만 옮겨 심으라고 말입니다. 세번 네번을 외쳐도 모심는 사람들은 항상 그자리에만 심을뿐 당겨지지 않는데 나이 지긋하신 아주머니가 제 옆에서 심으며 일러주더군요. 아무리 당겨서 심으라고 소리쳐도 오지 않을거라며 옮기고자 하는 곳에 먼저 서너포기를 심으면 쉽사리 자리가 옮겨 진다 말입니다. 그러더니 먼저 서너포기를 먼저 심으시더니 너댓번 줄을 띄구고 나니까 저절로 거리 간격이 조절하여져 나중엔 줄이야 하는 줄잡이의 외침을 재미있게 듣고 또 허리를 숙여 모를 심는 광경이 이어졌습니다. 900여평의 논에 열두명이 서투른 솜씨지만 두시간만에 모내기를 끝마칠수 있었답니다. 모판에서 모를 쪄내는 일이 상당히 힘든일인데 투묘판에는 500여개의 구멍이 있어서 그곳에 너댓개의 볍씨를 담아 못자리에서 키운 모들이라 뽑아가며 심으니까 재미 있더라구요. 뿌리 부분은 흙뭉치가 있어서 심지 말고 그냥 놓기만 하면 되는데 모를 심어 보셨던 분들이라 심게 되었는데 자꾸만 깊게 심는다는 줄잡이를 하신 관장님의 꾸지람에 손놀림이 늦어지는 일도 있었답니다. 모내기 할때는 새참이라는 것이 나와야 하는데 점심때가 거의 다 된 시간에 시작한 모내기는 예상시간보다 늦게 끝났답니다. 그래서 오늘의 새참은 못먹게 되었지요. 다 심고나서 우리가 심어놓는 논을 바라보니 그런대로 반듯하게 잘 심어져 있었답니다. 이 모들이 잘 자라서 쌀을 많이 생산하는 나락으로 성장하길 기대해 봅니다. 농번기 철에 농촌에서 김영수 011-9668-2807 남원시 수지면 유암리 포암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