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되기 힘들어.

“유민아 내려와라"... 하고 6살 된 아들에게 조용히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책상위에서 위험하게 걸터앉아 있어서 불안했거든요. 또 무섭다며 내려 달라고 한 것이 한두번이 아닌지라 올라가지 말라고 주의를 했는데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이미 한바탕 열내며 청소를 하고 난 뒤라 더이상 힘을 쓰고 싶지 않았기에 아들 녀석이 말을 잘 들어주길 원했습니다. 그러나 아들이 제 말을 듣지 않고 삔질거리길래 목청을 높여 다시 한번 "유민아 내려와라"하고 큰소리로 겁을 줬습니다. 이렇게 "내려오라고 했는데 왜 말 안들어. 매 어딨어?" 그랬더니 남편이 옆에서 하는말. "당신 지금 아동 학대하고 있는거야. 애를 그렇게 키우면 안돼". 몇일전 남편은 방송에서 악쓰며 애들 겁주는것도 아동 학대에 해당한다고 들었나 봅니다. 그 말을 들으니 기가 막혀왔습니다. 갑자기 제가 못된 엄마가 된 기분이 들면서 더 화가 났지만 요즘 저를 보면 아이들에게 너무한다 싶기도 합니다. 두 아이 키우면서 저를 돌볼 시간이 없어 갖고 있던 불만을 아이들에게 신경질로 풀때가 많았습니다. 잘 키워보겠다고 읽을거리 볼거리를 통해 정보를 얻으며 그렇게 해야지 하고 다짐하지만 들을때, 볼때뿐이지 돌아서면 악쓰고 있고 때리고 있고 겁주고 있는 저를 보면서 엄마로써 참 멀었군아 싶습니다. 두 녀석이 싸운다고 해서 말리다 보면 둘다 울려놓고 시끄럽다고 떠들지도 못하게 하고 힘들다고 몸에 붙어 있고 싶은 애들 떼어 놓고, 책 읽어줄땐 얌전히 앉아 있길 바라고 혼자 있고 싶으면 만화비디오 틀어주고. 등 이렇게 엄마 해도 되는지... 남편은 제가 아이들에게 너무 높은 기대치를 갖고 있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어린아이를 아이로 보면 통과될 일을 그냥 넘기지 못한다는 거지요. 남편이 한 말을 가만히 새겨 보면서 ‘엄마’가 되는길이 어른이 되는길이 참 쉬운일이 아니다 하고 잠시 생각해 봅니다. 전북 임실군 운암면 선거리 315번지 김미정 017-633-6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