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뿌듯한 감동

토요일 저녁 6시에 우리 연극쟁이들이 오랫만에 연습장옥상에서 삽겹살 파티를 하자며 일찍 연습을 마치고 기다렸지만 오늘 한탕 쏘기로 했다는 분이 일 마무리가 늦어진다며 못오신다는 연락을 받고는 아이들 까지 대동했었던 우리는 삽겹살 대신 같은 건물 1층에 있는 국수집에서 해결하자는 의견에 카드로 돈을 찾아 올라오는 길에 국수를 미리 주문 했었지요. 이사실을 극단 배우들에게 이야기 하고 먼저 계단을 내려오는데, 3층에서 낯선 사람 두분과 마주쳤지요. 여기가 극단 둥지가 있는곳 맞아요? 하시길래 네, 옥상에 있습니다. 라고 답하기가 바쁘게 아무개 있습니까? 하신다. 누구십니까? 아무개 엄마입니다. 이분은 큰아빠 시구요. 그럼 부안에서 오셨습니까? 예 딸네미 찾을려고 두시간을 헤멨습니다. 사람들이 극단 둥지를 잘 모르더라구요. 예총 사람들도 잘 모르나 보던데요. 하신다. 남원 사람들이 극단 둥지 이름은 들어 봤는데 어디에서 연습을 하는지를 모를수가 있겠지만, 예술인 단체에서도 모르다니! 네 지금곧 내려올 겁니다. 아래층에서 국수를 먹기로 했거든요. 해 놓고 가만 생각해 보니 연습장을 보여 드리고 사무실에서 연출 선생님이랑 인사 하게 하는게 낫겠다는 판단에 모시고 올라갔답니다. 아직은 고교생인 아무개는 엄마를 보자 뛰어와 "엄마"하며 안겼고, 모녀 상봉은 그렇게 이어졌습니다. 누추하지만 극단 사무실에서 연출선생님과 아무개 어머님과의 대화가 이어졌고, 국수집으로 자리를 옮겨 이야기는 게속 이어졌습니다. 딸아이가 연극한다는 소리를 했을때 어떻게 허락해 주셨어요? 라는 질문에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지금이 아니면 언제 해보겠어요. 시집가서요? 전 그래요. 지금 하고 싶어하는 일은 지금 해 보아야 한다는 판단이고 딸아이를 믿으니까요. 그 말을 들을때 내 마음이 왜이렇게 기쁜지요? 제가 처음 연극하겠다고 덤벼들때는 그 배고픈 일을 왜 하려고 하냐며 말리는 일이 허다했는데, 아무개 어머니는 참 자상하시기도 하셔라. 사실 아무개는 다른 친구들보담은 한살이 많고 객지에서 학교를 다니느라 친구 사귀기도 어려울것 같은데, 극단이라는 곳이 있어서 학교 다녀와서 혼자 있는것 보담은 여러 사람들과 한식구처럼 웃고 이야기 하고 연극도 하니까 얼마나 좋아요? 잘 이끌어 주세요 하신다. 얼굴엔 미소를 머금은채 "재는 무대 체질인가 봐요. 무대에 오르기 전에는 온갖 내숭 다 떨다가 무대에만 올라가면 사회자도 휘어 잡는다니까요." 식사를 마치고 계산대 앞으로 가는 나보다 앞에서 큰아빠께서 지갑을 열어 계산을 하신다. 국수는 결혼식 날 같은 좋은날에 먹던 음식이잖아요. 이렇게 좋은 인연으로 만났는데, 이번만큼은 제가 낼수 있게 해 주십시요 하신다. 그마음도 헤아려 주는게 도리일것 같아 호주머니에 국수값으로 지불하려던 지폐를 도로 밀어 넣었다. 여성시대 가족 여러분 4월 21일(수)부터 25일(일)까지 전주 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과 명인홀에서 전북 연극제가 열립니다. 전주 시내 곳곳에 예매처가 있으니 티켓을 준비 하셔서 꼭 관람해 보시기를 바랍니다.(곳곳이라 표현함은 시내 지다다니다가 포스터라도 한번 보아 주십사 하고 어디어디라고 지적해 발씀 드리지 않음을 양해 바랍니다.) 극단 둥지 "지경" 공연은 25일 일요일 7시30분에 있습니다. 예매처에 가셔서 요지경 티켓 달라고 하시면 초대권을 드립니다. 사회풍자극이면서 마당놀이 형식으로 한바탕 꾸며지는 연극 요지경에 많은 관람 바랍니다. (티켓을 못 구하시더라도 입구에서 사정 이야기 하시면 함께 자리하실수 있습니다.) 남원시 수지면 유암리 199-2 김영수(주농야연의 주인공) 011-9668-2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