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추억이 밀려오는 작은 기억들을 떠올리며
잠깐이나마 옛생각에 젖어봅니다..
제겐 저보다 나이 한 살 위인 삼촌이 있습니다
삼촌은 그러니까 저보다 생일이 5일빠르구요..
전 일년하고 5일을 늦게 태어났습니다
정말 오누이처럼 자상한 삼촌이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초등학교 1학년때..
전 외갓집으로 방학을 보내러 갔었는데비가부슬부슬 내리던날
이모는 다슬기를 잡으러 간다고 어린 삼촌과 제게
집잘보고 있으라하면서 빗속으로 멀어져갔습니다
삼촌과저는 너무나 심심했고
오지말라고신신 당부하던 고산천엘 기어이 갔습니다
비는 주절주절 내리고 이모에게 꾸지람을 듣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집옆에있는 참외받을 다덛어서 익은 참외 안익은 참외
모다 아작을 내며 빗속에서 참외를 따먹었답니다
그리고 그날밤 저는 몸이 불덩이처럼 끓어올라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동네 용하다는 의사선생님께 달려가 침을 맞고 약도먹었지만 차도가 없었습니다
다음날 아버지께서 자전거를 타고 저를 데릴러 오셨고..
그렇게 유년시절 방학은 끝이났답니다
그러다가 16살 때 삼촌과 편지를 주고 받기 시작했지요
사춘기 때쟌아요
삼촌은 제 사춘기를 잡아준 유일한 분이셨답니다
아마 그편지를 모아두었다면 지금쯤 아름다운 추억에 편지가 되었을텐데..
이사하면서 모두 없어져 옛이야기가 되었네요
어린맘에 삼촌이랑 편지를 주고 받는게 얼마나좋았던지요
한 3년정도 삼촌이랑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방학이 되면 삼촌을 친구들에게 자랑하는게 낙이였으니까요
제겐 4명에 친구들이 있었는데 모두 삼촌이랑 사이좋게 지냈답니다
짖꿎은 장난도 정말 마니 했구요
거기에 사둔이 하나 생겻는데 삼촌보다 한 살위였어요
그러니까 셋이 쪼로록 한살터울 이였답니다
우린 방학때면 고산천에 텐트치고 노래부르고 밤세워 이야기 하는 재미도 솔솔 했어요
비가오는날 바지를 똘똘 걷어붙이고 슬리퍼를
질질 끌고 불량한 차림으로 음악회도 가보았구요
그날은 정말 가관도 아니였지요
우리 사돈은 내친구를 좋아했고 내친구는 삼촌을 좋아했고...ㅋㅋ
삼각 관계는 아니랍니다..
여름엔 물놀이를 하다가 삼촌이 뒷동산을 바라보면서
산에 올라가자 말했을 때 모두 오케이 하면서 등산을 하기로 했지요
충분히 건널수 있는길도 물깊어 못건넌다 때쓰면 삼촌은
나를 엎어 물가장자리로 업어 내려 놓았구요
오후 6시가 넘은 시간에 등산을 하는건 모험 비슷한 거엿지요
삼촌친구 내친구들..
무섭다 고래고래 소리치면서도 정상 까지 올라가니 밤9시가 됐지요
해가 뉘엇뉘엇 지는거 바라보며 신나게 노래부르다 보니 밤길은 어둑어둑
조심스레 내려오니 밤 11시...냇가 건너 한중앙..자리잡은 평상엔 편안한 보금자리..
키득키득 거리다가 라면 한솥 끓여먹고 잠자리 들었다가 일어나니 기적 같은일..
평상 가까이 가득 차오른 물에 쓸려가지 않은 일만도 감지덕지..
그후로 우린 가끔 추억을 얘기합니다
친구 시집 보내던날 서러움에 목이메여 친구들끼리 쪼르륵 삼촌 자취방으로 달려갔지요
삼촌은 없구 굳게 닫힌문,,,
군산 영화동 바닥을 휩쓸고 다니다가 추워서 견딜수 없어...
삼촌이 굳게 닫아둔 방문을 연탄 집게로 열고 급습했고..
배깔고 누워 이야기하다가 막차시간 다돼서
할수없이 화장지에 긴사연을 줄줄이 적어두고 친구들과 자취방으로 돌아왔지요
담날 회사로 걸려온 삼촌에 전화..
야 잘갔냐?
엉...삼춘은?
막차타고 집에 가니까 느덜없떠라..
얼마나 놀랬는지 아냐? 도둑 든줄 알고?
ㅋㅋㅋ 얌마 그방서 연탄가스마시고 처녀 하나 갔단다..
어느날밤에 자다가 내가 올마나 놀랜줄아냐?
그러면서 귀신본 얘기를 해주던 삼촌...
우리삼촌도 가만 보면 새가슴이다...
나도 그랬을까?
그후로 삼촌은 나랑 동갑인 지금의 숙모랑 연애를 하다가
결혼하게 되엇고..아이들이 우리 애들이랑 동갑이다.
가끔 전화를 하면 친구들 안부를 묻곤하는 서로에게
작은 기억을 생각하게 했던 추억인 듯 싶다...
삼춘이 가끔 보고플적 있어요
이젠 연락도 잘안돼구요...
삼춘이란 이름만 생각해도 훈훈해 지는
작은 기억이 떠올라 몇자 적어 보았읍니다...
힘겨운 세상에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 생각하면서요..
주소..전주시 중노2동 444-5번지..
연락처...011-652-3079
늘 여성시대의 발전을 기원하면서...건강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