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기념일

안녕하세요. 윤승희 조형곤씨 3월 23일은 저희 부부가 처음으로 만난 역사적인 날입니다. 그러니까 정확히 1년전 이 무렵 동네 형으로부터 선배를 소개 받았습니다. 그분은 무척 잘 생겼고 호감이 가는 남자다운 분이셨죠. 남들이 그러데요. 저랑 비슷하다구요. 그래서 우리는 서로 맘이 맞았고 몇 번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농담반 진담반 흘러가는 말로 이렇게 부탁했습니다. "예쁜 처자 있으면 소개좀 시켜주세요. 장가좀 가게..." 그리고 몇주후 "서구씨, 일요일날 시간 있어요? 교회에 나오면 소개시켜 줄께요. 처제가 교회다니는 남자만 원하니까 싫으면 말구요" 장가갈 욕심에 교회인들 성당인들 절엔들 안가겠습니까? 처자를 소개시켜준다는데요. 2003년 3월 23일 일요일 그 선배가 오라는데로 교회를 가게 되었고, 목사님도 처음으로 만났고 그리고 삼십년 넘게 기다려온 아릿따운 그녀도 처음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그날 목사님의 설교나 찬송가는 지금도 전혀 기억할 수 없습니다. 오직 저 많은 사람들 중에 그녀는 과연 누굴까 그것만 생각하고 앉아 있었으니까요. 이런 걸 두고 제사에는 관심없고 잿밥에만 관심둔다고 하는 걸까요. 당시 저는 백수에 가까웠구요. 시간이야 언제나 낼수 있었지만 바쁜 척 하면서 한달에 두세번 만나곤 했지요 그것도 평일에만 말이죠. 그녀는 충청도가 고향입니다. 전라도와 충청도의 어른들이 모인 양가 부모님 상견례에서 저희는 혼인 승낙을 받았습니다. 사실 상견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막을 수 없는 상태라고 보통 생각하지 않나요? 사실대로 말씀드리자면 저희 둘은 작년 2003년을 결코 넘기기가 싫었던 터였습니다. 5녀 1남, 육남매중 막내인 그리고 결정적으로 백수인 저에게 딸 가지신 부모님이 그리 썩 내키지는 않으셨을 겁니다. 하지만 어쩝니까? 둘이 좋다는데요. 결혼전 많은 공약을 내걸고 출발했지만 제 상황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았고, 또한 결혼 생활이 생각보다 순탄치는 않더군요. 그래도 우리 부부는 더 열심히, 좀더 아름답게 살려고 노력중입니다. 그리고 저의 아릿따운 그녀는 9월 4일이 출산예정일이랍니다. 미리 축하도 해주시면 더욱 고맙겠습니다. 연상 연하커플인 우리 부부의 첫 만남일인 3월 23일을 우리는 기념일로 정했습니다. 그 첫 번째 기념일을 출장다니면서 듣는 여성시대와 기쁨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멋진 날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실꺼죠? 2004년 3월 23일 새신랑 이 서구 전북 완주군 삼례읍 대명아파트 101동 1306호 신부 박 수 희 32 010-3045-2453 신랑 이 서 구 31 010-3044-2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