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윤승희 조형곤님 !
오랫만에 이곳에 사연을 올립니다.
날씨가 너무 변화무쌍해 진행자 두분께서 감기에 걸리시진 않았는지..
사실 전 집이 광주라 두분의 방송을 매일 듣진 못하지만 일주일에 한두번은 꼭 청취를 한답니다.
시댁이 전주거든요.
오늘이렇게 사연을 올리게 된건 통큰 우리 시어머니 얘기좀 해보려구요.
얼마전에 저희는 16평 작은 집에서 거실이 있는 집으로 이사를 했어요.
둘째도 태어나고 큰애도 점점 자라는데 너무 좁은 집은 아이들 정서에 안좋을것도 같고 무엇보다 식구들 나란히 거실 쇼파에 앉아 텔레비젼 보는게 꿈이라면 꿈이었기에 좀 무리를 했죠.
이사하기를 결정하고 어머님께 말씀드렸더니 그동안 우리가 좁은집에 살고있는게 못내 안타까웠는데 정말 잘 되었다며 저희들보다 휠씬더 좋아하시는거에요.
근데 울어머닌 자식들 큰집으로 이사하면 꼭 백만원가량에 해당하는 물건을 하나씩 사주신답니다.
얼마전에 우리도련님이 결혼을 해서 어머님이 그리 여유가 없을꺼 같아 저희는 나름대로 가격도 저렴하고 제가 그동안 꼭 사고싶었던 연수기를 사달라고 말씀드리려고 나름대로 인터넷으로 검색도 해보고 홈쇼핑에서 연수기가 나오면 마치 금방이라도 주문할 요량으로 방송이 끝날때까지 물건을 꼼꼼히 챙겨보았죠.
그러던중 주말에 시댁에 갔는데 어머니께서는 남편과 가볼데가 있다며 우리가 도착하지마자 남편을 데리고 외출을 하셨죠.
시댁이 먹는장사를 하는곳이라 뭐 가게에 필요한 물건을 사러 가셨겠거니 생각하고 기다렸죠.
한시간쯤 후엔가 외출해서 돌아온 남편은 무언가를 말을 해야겠는데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우물쭐물 망설이는게 너무 답답해 제가 막 다그쳤죠.
남편왈 "우리 냉장고 생겼다.,그것도 아주 큰걸로 .."
라고 말을 하는데 대충 상황파악이 되더라구요.
우리 어머니께서 작년 초에 김치냉장고를 구입하셨는데 써보니 그게 그렇게 좋았던지 매번 김치를 먹을 때마다 꼭 저한테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장만하라고 ,김치가 정말 맛이 있다며 자랑을 아끼지 않으셨죠.
그동안은 저한테 사주고 싶어도 16평 좁은 집에 어디 놓을곳도 마땅히 없고 해서 꾹꾹 참고 계시다가 이번에 넓은 집으로 이사간다고 말이 떨어지가가 무섭게 전자상가에 가셔서 두번째로 큰 김치냉장고를 사놓고 오신거에요.
정말 계약서에 잉크도 마르기전에 벌어진 순식간의 일이었죠.
사주실려면 일단 저한테 한번 얘기라도 꺼내시지 한마디 얘기도 없이 그렇게 큰 냉장고를 ..
아니 좀더 솔직히 말하면 전 김치냉장고의 필요성을 아직은 못느끼고 있거든요.
살림하는 주부들 갖고싶은 물건 1호가 김치냉장고라는데 아직 살림이 완벽한 수준이 아니라서인지 괜히 공간만 차지하고 전기세만 나오는 김치냉장고보다 아기들 피부에도 좋고 꼭 필요한 연수기를 꿈꾸고 있었는데 남편의 그말한마디에 저의작은 꿈은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죠.
정말 남편앞에서 표정관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하더군요.
어머닌 우리보다 더 좋아하시며 한걸음에 달려가 거금을 쓰고 오셨는데 분명 고마운건 맞는데 허공으로 붕 떠버린 연수기를 생각하니 거칠한 제피부가 더욱 거칠게만 느껴지는 이유는무언지 ..
어머니께 맘에도 없는 인사를 하고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사하던날 드디어 문제의 냉장고가 도착했는데 막상 받아보니 투덜거리던 그맘이 순간 기쁨으로 변하더군요.
크기도 크고 디자인은 또 얼마나 깔끔한지 내부도 정교하고 야채칸도 따로있는게 정말 맘에 들었어요.
냉장고를 보기전엔 뭐 그동안 별로 관심도 없어서 모양새도 대충대충 보았는데 막상 내집에 들어온 내물건이라 생각하니 너무너무 맘에 드는거 있죠.
냉장고 들어오던날 어머니께 웃으면서 "좀 작은거 하셔도 되는데 어머니 너무 무리한거 아니에요"라고 말씀드렸더니 우리어머니왈 "야야 살림 오늘만 하고 말래?뭐든지 이왕 살려면 제대로 된걸 사야 오래오래 쓰는거야.아무소리 말고 나중에 엄마한테 고맙다고나 해라잉.."하시며 냉장고를 닦으시는 우리 어머니 ..
평소 통이 너무 크셔서 처음 살림을 시작할땐 좀 지나치다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만 삼년 살림을 하고보니 어머니의 통큰성격이 때론 도움이 되기도 한다는걸 느낀답니다.
저요 요즘 친구들과 전화할때면 늘 이물건 얘기를 하며 은근히 자랑을 한답니다.
"우리어머니께서 이번에 우리 김치냉장고 하나 사주셨는데 너무 커서 좀 그래 .
근데 써보니깐 좋긴 좋더라.김치도 정말 맛있고 야채랑 과일도 정말 싱싱함이 오래간다.너두 나중에 여유생기면 꼭 하나 장만해.."라구요.
엄마!
저 정말 김치 맛있게 잘 먹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친구들한테 자랑도 늘 한답니다.
친구들도 많이 부러워하구요.
친정엄마가 없는 저에게 항상 딸처럼 허물없이 그리고 안쓰럽게 여겨주시는 어머님께 이글을 빌어 정말 감사드리구요 때론 제가 맘에 안들거나 좀 부족하다 싶으실때 김치냉장고를 사주시던 그맘으로 앞으로도 계속 아껴주시고 예뻐해주세요
저도 저희 친정엄마께 드릴 마음까지 모두 어머니께 드릴께요.
엄마,정말 건강히 오래오래 사셔야 해요.사랑합니다.
광주시 광산구 비아동 호반아파트 101동 1805호 나경화
062-457-3687
ps:이왕이면 신청곡도 띄워주세요.
우리어머님과 너무 잘 어울리는 조관우의 꽃밭에서 꼭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