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발에 마음이 보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로 중학교 3학년이된 이은교입니다. 작년에도 두번 정도 "여성시대"에 편지글을 올려본 일도 있구요. 그런데 저는 몇일 전 봄 방학때 팔꿈치 수술을 받았습니다.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수술이였지만 전신마취에서, 어럼풋이 깨어나 보니 여전히 아빠께서 나를 흔들어 깨우고 있었고 수없이 나에 이름을 부르는 아빠의 목소리는 들리는데 자꾸만 졸리는 터라 고개만 끄덕였는데, 몇번 인지는 모르지만, 아빠께서 나에 뺨을 두둘기는 느낌이 있을 뿐이였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입과 코에 달린 산소 호흡기를 빼고 회복실에서 일반 병실로 올겨지는 침대위의 나에 볼을 꼬집으면서 "자식"하시며 웃어보이던 우리 아빠! 그러면서도 다친것을 한번도 나무란적이 없이 오히려 "다쳐도 괜찮으니 열심히 놀아라" 고 하시는 아빠!! 이런 우리 아빠가 병원의 바닦 두다리가 다 올려 지지도 않은 작은 간이 침대에서 설잠을 청하시던 약 2주동안 매일매일 "유자차를 먹고 싶으냐. 우자차를 먹고 싶으냐. 과자를 먹고 싶으냐" 하시던 아빠께서 막상 퇴원을 앞둔 전날은 피곤하셨는지 간이 침대에 누워 깜박 잠이 드셨고, 이런 아빠모습를 무심코 내려다 보는데. 한쪽 발 양발 밖으로는 엄지 발가락이 나와있고 다른 한쪽 뒷꿈치가 주먹만하게 보인 떨어진 양말을 신고계셨습니다. 이런 아빠에게 퇴원하는 날 아침 아빠 양말 얘기를 했는데 "괜찮아 임마" 하시며 아무렇치도 않은듯이 퇴원 준비를 하시느라고 대학병원 위아래층을 오르내리시던 아빠를 본 후........ 마음속으로 "이제 다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과 앞으로도 몇일동안은 통원치료를 해야한다고 하니 우리아빠가 더 수고를 하시겠구나 싶어 미안하고, 요즘 아침에는 왠지 자꾸만 아빠 양말에 눈이 갑니다. 아마도 그 양말속에는 아빠의 마음이 있기 때문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