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성시대 가족 여러분.
2003년을 보내며...한해를 되돌아 볼때,
뭔가 잡힐듯 잡힐듯 하면서도 놓쳐버린 공허한 빈 주먹뿐입니다.
마냥 바쁘기만 했었던 것 같습니다.
12월 29일은 남원 자활 후견기관 주최로 뜻깊은 행사를 하나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활 후견기관에서 유기농 채소 생산만 하는게 아니라 다른 일도 하는데요,
그중의 하나인 집수리 사업단에서는 다시 고쳐 쓰면 좋겠다는 집을 동사무소나 면사무소의 주선으로 몇가구 수리해 주는 일을 하는데 운봉 어느지역에서 집을 수리하기 위해 비닐을 제거 하던중 헛간이 무너져 내리면서 새참으로 무언가를 장만하기위해 수돗가에서 콩나물을 씻고 계시던 주인 할머니를 덮친 모양입니다.
갈비뼈를 다치는등 상당히 큰 부상을 입고 의료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계시는데, 병원비에 보탬이 되고자 자활후견기관 새벽공동체가 주축이 되어 식당을 빌리고,돼지잡고, 우리콩으로 콩나물을 길르고 닭잡고 밥을 하고,유기농을 대표하는 쌉싸롬하고 꼬소롬한 새벽 상추를준비해서 지역 주민들께 밥상나눔 행사를 갖게 되었답니다.
점심부터 저녁까지 드실수 있도록 낮12시부터 밤 10시까지 대기하고 있으니까 티켓을 구입하신분이나 초대를 받으신 분들은 꼭 오셔서 상에 둘러앉아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유기농산물로만 차린 밥상을 맛 보시길 바랍니다.
행사 안내를 하려고 글을 쓰는것만은 아니고,
찬찬히 기억을 되돌려 보니
올해 1월은 눈이 상당히 많이 내렸던것 같아요.
이침일찍 일어나 눈에 쌓인 마을길을 쓸었더니 마을 주민들로부터의 칭찬이 일년동안이나 계속되고 있습니다. 올겨울을 걱정하시면서...
눈만 많이 온게 아니라 장마가 끝나면서 비가 잦아서 고추농사를 비롯해서 농작물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었지요.
추석을 보내면서는 태풍매미로 온 나라가 울어야 했었고,
이젠 더이상 자연재해는 없을까?하고 걱정하면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쉰답니다.
저요, 올 한해동안 뭘했냐고 물으신다면,
가장큰 보람은 우리 산골마을까지 학교버스가 다닐수 있게끔 설득을하여 우리 다정이를 포함한 두명의 초등학생이 새벽에 학교가는 일이 없어졌다는 것이지요. 이것도 보람이라고 말할수 있을까 모르겠는데 그토록 짠돌이 소리를 들어가면서 모은 돈으로 빚을 조금 상환했다는 거지요.
전체 빚덩어리의 1/10정도를 떼어 냈지만 말입니다.
일반농사꾼은 봄에 빚을 내고 겨울에 갚는일을 언제까지 해야 하나?하고 걱정하시지만, 하우스를 하는 사람들은 하우스를 지을때 얻었던 빚을 수년간에 걸쳐서 갚아야 하니까 수중에 돈이 있을것 같아도 없는 거랍니다.
빚걱정 하지 않고 작물이 자라나는 아름다운 광경만을 바라보며 즐겁게 살아가는 농민이 되는날이 언젠가는 오겠지요?
남원시 수지면 유암리199-2 011-9668-2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