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올해는 몇 장이나 사실 거여요오~~?
응 무얼~?
행운권 말이에요..조금 있으면 크리스마스잖아요오~`
아 그렇구나아~
너는 몇장이나 샀으면 좋겠니?
음..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이 샀으면 좋겠어요
작년에는 다섯장 샀는데 ..세장이나 되었으니까 올해는 열장쯤 사면
더 큰 선물을 받을 수도 있을 터인데..
그럴까아..
그런데 행운은 마음을 비운 사람들한테 제일 먼저 찾아간다던데..
왜냐며언..마음을 비워 놓아야 그 빈자리로 행운이 쏘옥
들어 갈 수 있을테니까 말이야..
벌써부터 아이는 성탄때 받을 상품이 기다려지나 봅니다
아이한테 말은 그렇게 했어도 저 또한
올해는 어떤 행운이 나에게 주어질까..하고 기대가 되는 건
어쩔수가 없더라구요
해마다 성탄때가 되면 성당에서 성탄전야 행사를 하는데
각구역이나 단체에서 준비한 각종 장기자랑과 더불어
행운권 추첨을 하는 것이지요
상품은 조그마한 마음이라도 같이 나누고자 하는 여러 신자들의
작은 정성과 각 단체장들의 기증
신부님 수녀님들의 사랑이 가득 담긴 선물
또 주변에서 장사하시는 분들의 도움으로 갖추어 지곤 하는데
제단옆이 꽉 찰 정도로 많은 양이 들어와 자리를 차지하고는 하지요
저녁 일곱시가 되면
자 지금부터 성탄전야 행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장기자랑을 준비하신 각 단체나 구역에서는 맘껏 재롱을 늘어 놓으시구요
준비하신 행운권은 장기자랑이 끝나는 사이사이 추첨을 통해서
상품을 드리도록 할 터이니 가지고 계신 행원권 번호를 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하며 성가대 단장님께서
나비넥타이며 잠자리날개 복장까지 근사하게 갖춰 입고
그 특유의 구수한 입담으로 인사를 하면
행사는 막이 오르지요
루돌프 사슴코는 매우 반짝이는 코..
유치원 아이들이 캐롤송을 곁들인 예쁜 무용을 선 보이고 나면
자 여기 맨앞에 있는 어린이..
어디사는 누구~~?
저 비봉에 사는 송 지현인데요
그래애~~ 그럼 아빠성함은?
네에 송 *자 *자 신데요
야아~~ 참 예쁘고 똑똑한 따님을 두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어린이 행운권 한 장!!
하면 저마다 가지고 있는 대여섯장의 행운권을 부채살을 펼치듯이
쫘악 펼치고서 번호를 확인하고는 하지요
이렇게 여러 명의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행운권 추첨을 한 뒤
기다리고 있던 다른 순서가 진행이 되는데
중고등학생들의 미숙한 연기가 신자들의 배꼽을 잡기도 하고
나이가 지긋하신 어느 할아버지의 구성진 하모니카 연주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려 놓기도 하지요
한가지씩 장기 자랑이 끝날때마다 많은 행운의 번호들이
불리워 지곤 하는데
그 때마다 흥분과 아쉬움이 교차를 하곤 합니다
아휴..끝번호가 틀렸잖아
한자만 맞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의 소리도 들리고
어 누구네는 아까도 탔는데 또 되었네에~~하며
부러워 하는 소리도 들리곤 하지요
저희는 해마다 한두가지는 꼭 받았던 터라
복이 있는 집은 다르다니께에..
해마다 한번도 그냥 넘어 간 적이 없잖어어~~ 하며
부러움을 받곤 했었지요
포장지속에는 작은 설탕 한 봉지 김 한톳이 들어 있을 때도 있고
냄비나 화장지 라면을 받을 때도 있었어요
그 때마다 얼마나 신이 나던지 아이들은
엄마 우리 또 됐어요오~~ 하며
얼른 달려 나가서 받아 오곤 하지요
작년에는 알루미늄으로 된 빨래 건조대를 받았었는데
녹이 슬지 않아서 좋겠다면서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더라구요
저도 기쁘기는 했지만 그래도 내심
신부님께서 주시는 묵주 반지를 받을 수만 있다면..하고
기도를 하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다른 자매님의 손으로 그 상품이 넘어 갔을 때에도
저 기쁜 마음으로 박수를 쳐 주었어요
다른 분들도 저와 똑 같은 생각을 하신 분들이 많았을테니까요
시간이 흐르면서
신자들의 손을 통해서 많은 행운권들이 제 주인을 찾아 하나씩
떠날 때마다 남겨진 상품들은 줄어 들지만
그래도 거기에 따른 기대감이 더욱 큰 것은
뒤에 남겨진 상품들이 굵직굵직한게 많기 때문이죠
작년에는 제일 큰 행운이 대형 텔레비젼이었는데
어느 할아버지께서 받으셨다가 다시 텔레비젼이 꼭 필요한
단체에 기증을 하신다고 하셔서
전 신자들의 축복어린 박수를 받기도 했었지요
이렇게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바깥에서는 중고등 학생들의 먹거리 장터가 펼쳐 지는데
여기 오뎅국물 있어요오~~
한 그릇에 천 원!!
아버지 어머니 따끈한 커피도 있어요오~~
어서들 오셔서 커피 드시고 가세요오~~
아..김치전 싸게 팔아요오~~
싸게 싸게들 오셔서 일다아는 드셔 보시라니깐요!!
하며 여기 저기서 어설픈 제스츄어로 손님들을 끌어 당기는데
그 모습들이 얼마나 귀엽고 이쁘던지요
가끔은 덜 쪄진 호빵이 나오기도 하고
까맣게 태운 김치전이 나오기도 하지만
차가운 밤공기 속에 별빛처럼 다가 오시는
예수님의 탄생을 축복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따끈한 어묵 국물을 곁들인 간식을
사 먹는 재미도 쏠쏠 하더라구요
윤 승희 조 형곤 이 주형님
그리고 모든 여성시대 여러분
행복한 크리스마스 맞이 하시길
바라면서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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