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짓말처럼 다 사라지는듯 하였습니다.

며칠 전 초겨울 어느 날, 제가 감기기운이 있었는지 맑은 콧물이 흐르더니 머리에서 미열이 나고 머리가 띵!..... 하고 어지럽고 아팠습니다.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먹고살고 나름대로의 삶을 영위하느라고 누구든지 다 바쁘게 살아갑니다. 저 또한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날 따라 어찌나 머리가 어지럽고 아프던지 집에 일찍 들어와 누워서 쉬고 있었습니다. 제가 머리가 어지러울 때마다 느끼는 건데 머리가 어지러운 이유는 항상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다이어트 한다고 잘 안 먹어서 배가 고프던지 아니면 맛있게 잘 먹어서 배가 너무 부르던지 둘 중의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날은 배가 고픈 이유였던 것 같았습니다. 언제나 김치와 된장하고 땀을 흘리면서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고, 맛있게 잘 먹었다." 하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식사를 하고 뭐 특별한 음식이라도 한번 먹고 싶으면 시장에 가서 소박한 살림에 오 천 원 짜리 제일 작은 굴비 20마리를 사서 우리 가족 네 식구가 일주일 동안 그것 참 맛있다고 하면서 그것도 생선의 어두육미라고 머리까지 꼭꼭 씹어서 짠맛 맛있게 다 빨아먹고 버리는 나에게는 참 감사한 특별한 음식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날 따라 찬바람이 불어서인지 머리가 아프고 무척 어지러웠습니다. '이거 혹시 영양 실조 아닌가!......' 하고 생각 끝에 직장에서 근무하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여보, 나 머리가 어지럽고 아파서 집에 일찍 들어와서 쉬고 있어요." "그래? 많이 아픈가 봐...... 아프면 좀 쉬어야지. 잘 들어왔어......" "여보, 그런데 퇴근하고 집에 들어올 때 당신 마음대로 스스로 반찬거리를 사고 싶은 것 좀 사 가지고 들어오셨으면 좋겠어요." "응, 그래. 알았어...... 잠 간이라도 눈 좀 붙이고 편히 쉬고 있어." 두어 시간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잠시 눈을 붙이고 있었을까!...... 잠시 후 벨소리도 누르지 않고 아내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현관문 여는 소리가 조심스럽게 찰카닥! 열리더니 "아이고 추워라. 오늘날씨 되게 춥네." 하고 머리가 어지러우냐고 하면서 이것 먹고 어서 기운차리라고 하더니 비닐봉투에서 뭔가를 꺼내 들었습니다. 한우 쇠고기 3근과 간 고등어와 굴비 오 천 원 짜리의 8배나 되는 4만원이나 되는 살찐 국산 굴비 20 마리를 비닐봉투에 담아서 정말로 피곤해 지친 아내를 위하여 남편 마음대로 스스로 사온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것을 보는 순간 저는 눈물이 핑 돌고 거짓말처럼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웠던 것이 다 사라지는 듯 하였습니다. 오늘이 무슨 특별한 날도 아닌데 이렇게 물질적으로 아내를 위하여 찬거리를 사가져 온 당신이 고맙기도 하지만, 더욱 고마운 것은 당신도 직장 생활하느라 무척 힘들고 피곤하실 텐데, 더군다나 아내가 아프다는데 짜증도 내지 않고 시장에 가서, 당신 마음대로 스스로 사랑하는 아내를 위하여, 비닐봉지에 담아 찬거리를 사가져 온 당신의 그 따뜻한 마음이, 더욱 감사하고 참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여보, 언제나 건강 잘 챙기시고, 오늘도 당신이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들어오세요. 세월이 흐를수록 당신의 사랑이 더욱 깊어져만 갑니다." 끝 주소:전북 익산시 영등동 라인아파트 101동 1106호 우편 번호(570-979) 이름: 김경진 전화번호: 063-854-0140 휴대폰: 016-685-0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