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투정하는 아기의 등을 토닥거리다 저도 그만 잠이 들어버렸나봅니다. 잠들어있는 아기의 이불을 다시 만지는데 아기가 까르르 웃읍니다. 아기 엄마들은 다 알겁니다. 아기들이 자면서 좋은 꿈을 꾸면 이렇게 소리내어 웃기도 한다는걸..
13시간의 진통을 겪었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기어서 엄마힘들다고 자기배로 온 집안을 다 닦아주고 아랫니가 두개나 나고 또 가끔은 이렇게 엄마 낮잠도 재워주네요.
아기의 머리를 쓰다듬고 일어나려하니 젖이 불어 웃옷사이로 또 베어나와있읍니다.
옷을 갈아입고 모유패드를 끼웠읍니다.
사실 아기를 낳기전엔 맞벌이를 할 생각이였읍니다.
그래서 분유를 먹이려했죠.
그날도 아기가 엄마뱃속에서 잘 자라고 있나 병원에 다녀오던길이였는데 가까운 보건소앞에 이런 프랭카드가 걸려있는겁니다.
"오늘 먹은 엄마젖. 평생건강 밑거름"
얼마나 웃었는지..
그런데 생각해보니 맞는말이더라구요.
다아는 사실이잖아요. 모유가 얼마나 아기한테 좋은지..
그날 남편과 심각하게 의논을 했읍니다.
맞벌이 기간을 좀 늦추자구요. 아기에게 엄마의 냄새를 좀 진하게 전해주자구요.
남편도 흔쾌히 그러자구하더군요.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읍니다.
젖몸살 안당해 본 사람들은 몰라요?
젖은 탱탱하게 불어서 열은 사십도까지 올라가죠 하루에 속옷이랑 겉옷이 다섯번정도는 갈아입은거같아요.
특히 외출할때가 참 막막해요.
분유야 아기가 울면 젖병만 딱 물려주면 되지만 모유먹이는 엄마들은 참 난감합니다.
그래서 처음엔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죄인처럼 아기를 달래면서 먹였읍니다. 아파트 계단에서도 먹여봤구요. 심지어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도 먹여봤어요. 창피했거든요.
그런데 신랑이랑 같이 마트를 갔을때에요.
아기가 배고파서 칭얼대길래 제가 서둘러서 사람없는 곳을 찾으니까 남편이 화를 내더군요.
"당신이 지금 얼마나 위대한 일을 하는데 죄인처럼 왜그래?
젖 먹이는 엄마가 뭐가 창피하다고? 남들이 당신 가슴만 본데?"
그러면서 평소 자기는 젖먹이는 엄마들의 모습이 마치 한폭의 그림처럼 평화로울수 없었다나요?
그리고 젖먹일때의 저의 모습이 그렇게 사랑스럽답니다.
그런 남편의 말에 힘을 입어 그 많은 사람들이 있는 식당에서 자신있게 가슴드러내고 먹였잖아요.
평소엔 애기 꼭 끌어안고
"아가 얼른먹어. 얼른먹어"
하면서 조바심냇지만 그날은 천천히 많이 먹으라며 아기 엉덩이를 두드리는 여유까지 부리면서요.
지금 우리 아기 7개월 되가는데 분유먹는 아기들보다 몸무게는 좀 들나가요. 하지만 정말 살이 단단하다는 느낌 아세요?
물론 분유먹는 아기들이 나쁘다는건 아니에요.
엄마들이 사정이 있어 먹이고싶어도 못먹이는 분들 많으니까요.
하지만 가슴이 쳐져서 젖몸살을 못견뎌서라는 핑계로 황금같은 젖을 그냥 말려버린 엄마들은 반성하셔야해요.
전요 우리 아기 모유먹여요.
어른들이 어구 애기가 참튼실하다 그러면 큰소리로 말해요
"우리아기 엄마젖 먹고 자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