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떤 하루를 보내셨나요?
그렇고 그런 또 어제와 같은 오늘???...
전 오늘은 좀 특별한 하루를 보냈답니다.
우리집에 새로 이사오게된 새 식구의 집단장도 해주고 먹이를 구해오고...
나름데로 분주하게 하루를 보냈지요.
바로 노랑병아리 한마리가 우리집한켠에 둥지를 틀었거든요.
사연은 어제로 거슬러 올라가서...
학원을 하는 신랑을 도와 학원아이들타고 다니는 차량운행을 하고 있는 저는 어제도 그렇게 아이들을 태우고 데려다주고 있었지요.
그런중에 한남자아이가 학교에서 차를 타는데 검은 비닐봉지에 병아리를 넣어가지고 차를 타게 되었고,그 아이는 찢어진 비닐봉지로 삐죽이 빠져나온 병아리다리때문에 짜증이 났더라구요.
"선생님 비닐봉지 없어요?"
"왜?"
"병아리가 자꾸 도망가려고 해요."
"야!!! 이~~잉 병아리를 데리고 차를타면 어떻게해~"
평상시 전 살아있는 동물을 갖고 장난(?)치는 것을 싫어하거든요.
일명 애완이라는 이름하에 동물을 불행하게 만든다는게 제 지론이거든요.
"이 병아리를 어디서 구한거야?"
"학교에서 뽑기해서 받았어요."
그러고 보니 얼마전부터 아이들이 봉지에 물고기를 뽑았다며 가지고 타던 생각이 났고,학교앞에서 빙둘러 무언가를 구경하던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르더라구요.
'아이구~ 어른들의 상술이라니~~참 별걸 다 한다.'라며 생각하고 있는데...
뒤에 있는 아이들의 대화가 들리더라구요.
"야~.너 학원에 병아리 못가져가.."
"알아..."
"야? 버려버려"
"빙빙 둘리다가 그냥 던져버려"
"창문 열고 던져버릴까?"
전 그순간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한사람으로 도저히 참을수가 없었지요.
"너네들 무슨말을 그렇게 하냐?그럴려면 그 병아리 선생님 줘~"
전 그순간 마음을 달리 했어요.
집에서 우리 가족말고,화분에 키우는 꽃들말고 새로운 생명을 키워보겠다는 생각은 정말 추호도 해본적이 없었는데...
전 그 순간 아이들의 살벌한 대화에 병아리가 불쌍해지면서, 이 병아리를 보여주면 신기해하고 좋아할 5살짜리 아들이 떠올랐지요.
그래서 제가 키우기로 한건데 ..그러나 잠시 생각이 오락가락했어요.
'키우다 잘못돼 죽으면... 상처받을 아이들의 감정을 어떻게 한담?..'
그러나 연신 '삐악'거리는 병아리...
전 정성스럽게 약국에 뛰어가 빈 상자를 구해다 병아리를 옮겨놓고 가방에 있던 빈필름통에 물을 구해 넣어주었어요.
그렇게 해서 우리집에 새 식구가 들어오게 된거지요.
저녁에 병아리를 보고 우리 아이들의 관심은 대단했어요.
우리집에서 만하루를 보낸 지금도 뭐가 부족한지 연신 삐악거리는 고녀석...
아니지~어쩌면~ 신이나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것은 아닐까요?
새로운 식구에대한 우리가족의 관심은 상상 이상입니다.
울 신랑 슈퍼에가서 커다란 빈박스를 주워와 바닥에 두껍게 신문지를 깔고 집을 만들어 주고..가까운 정미소를 (그러나 멀리있는)일부러 찾아가 방아찧고 나오는 싸래기를 구해오고...물그릇 밥그릇 상자안에 넣어주고...
그러면서 울 신랑 한마디로 절 겁주네요.
"병아리 목욕도 시켜줘야돼~"
"으~응? 정말?"
사서 고생하는것 같기도 하지만 뭔지모를 작은 기쁨이 싫지만은 않은데..
유치원에서 돌아오자마자 우리 딸과 아들은
"삑삑아~~잘 있었어? 심심했지?"하며 제일먼저 인사를 하네요.
아이들을 위해서도 당분간은 노랑 병아리와 함께 살아야 겠어요.그러다 보면 점점 감정이 메말라 가는 우리의 현실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살아있는 생명체를 가까이에서 접하면서 사랑을 배워가겠지요....
이렇게 며칠 키우다가 건강했을때 시골에 계시는 아이들 할머님께 가져다
드려야 겠어요.사실은 처음부터 그럴계획이었지요.
아이들이 받을 상심을 생각해서 미리 약속도 받아뒀지요.
그랬더니 차음엔 떼쓰더니 잠시후 울 아들 하는말
"괜찮아요.보고싶을땐 할머니네 집에 가서 보면 돼잖아요."
병아리를 위해서,아이들을 위해서,..퀘퀘한 냄새로부터 우리집을 보호하기 위해서..ㅋㅋ
당분간이 얼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새식구가 된 삑삑이가 우리가족과 더불어 행복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