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성시대 가족 여러분.
아침 여덟시. 분주해진 우리 가족은 마을 회관앞에 있는 버스타는 곳으로 나갔답니다.우리를 만나러 누군가가 오기로 되어 있었거든요.
5분에서 10분사이에 올거라던 손님은 시간이 조금 지나서야 안개에 휩싸여 언덕을 올라오고 있었읍니다.
올해 일학년에 입학한 다정이가 그렇게도 타고 싶어했던 노란색 큰차가 다정이를 태우기 위해 우리 마을로 오게 된 것입니다.
지난해 가을부터 교육청에 편지쓰기를 시작한 이후 일년이 조금 지나서야 3km 아래 마을에서 우리마을까지 올라오게 된 것입니다.
수지면의 3개 초등학교가 하나로 통합되면서 다른 학교로 다니던 학생들을 실어 나르는 학교버스인지라 법규상에는 안되지만 본교를 다니던 마을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우리 마을에도 기어이 끌고 올라왔읍니다.
우리 마을에는 다정이 말고 5학년 남자 아이 하나만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그 아이는 아침 6시 50분이면 어김없이 우리 집앞을 지나 학교로 걸어 가야만 했었지요. 입시 준비하는 고3학생도 아닌데 6시 50분이라니.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른답니다.
우리 마을까지는 아스팔트로 포장이 되어 있어서 학교버스를 다니게 할수가 있었지만 이웃마을은 길이 더욱 험하여 학교버스가 다니기엔 어려울것 같다는 교장 선생님의 의견에 동감은 가지만 그 마을엔 어린 학생들이 할아버지의 오토바이로 통학을 하고 있어서 제 마음을 아프게 하답니다.
학교 버스를 타려면 300여미터 떨어진 우리 마을까지 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 학교 운영위원장님을 학교 교장실에서 만나기로 되어 있었는데 40여분 늦어진다기에 교장선생님이 현지 답사를 하신다기에 모시고 버스가 다닐수 있는 길을 선택하여 마을을 다녀 보신후 학교에서 멀고 길이 아스팦트 포장이 되어 있으니까 한번 해 봅시다 하는 의견을 듣고 설레이는 마음에 잠을 제대로 이룰수가 없었는데 오늘아침 실제로 버스가 우리 마을로 온 것을 보고는 얼마나 감동이 되던지요.
내년엔 다정이 동생 은진이도 입학하니까 조금은 마음이 놓입니다.
학교가 멀어서 라기 보다는 또래 아이들이 없어서 힘이 든다는 것이지요.
70년대에 초등학교를 시골에서 다니던 저는 마을에만도 또래 친구들이 십여명 있어서 학교는 멀지만 도란도란 얘기하며 등교하고 하교 하니까 먼줄 모르고 다닐수 있었던 것이지요.
뜨거운 여름날은 냇가에서 목욕도 하면서 말입니다.
지금 다정이가 다니는 이곳 초등학교는 병설유치원 포함해서 62명이 다니고 있는데 이 학교는 아니지만 제가 다니던 학교는 한반에 65명씩 두반이었으니까 한학년의 절반도 안돼는 전교생이 쓸쓸히 학교를 지켜 나간다고 봐야겠죠.
어쨌거나 오늘 하루 뿌듯한 마음으로 지냈읍니다.
아침시간이 가장 바쁜데 학교까지 태워다 주는 일은 없을 테니까요.
시골 학교이지만 학생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수 있는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성시대 가족 여러분의 응원 덕분에 힘을 내어 학교버스를 우리 마을까지 올라오게 했습니다. 같이 기뻐해 주실거죠?
남원시 수지면 유암리 포암마을 김영수 011-9668-2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