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를 이유삼아 매일아침을 늦잠으로 맞이하는 베짱이엄마의 부끄러운 고백입니다. 이제 갓 9개월된 아기덕분에 매일같이 밤잠을 설치다보니 사실 아침에 눈뜨기가 너무 힘이 들더라구요. 하루이틀도 아니고, 내 아기니까 누구한테 부탁할 형편도 아니고, 옆에서 코골며 신나게 자고 있는 짝꿍은 아무리 흔들어 깨워봐야 헛고생이구요, 정말이지 밤이면 밤마다 아기와 싸우느라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새우는 날이 거의 매일이거든요.
아침이면 남편뿐 아니라, 두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데, 밤새 잠을 설친 이유때문에 이부자리에서 뒹글거리며 못 일어나는 엄마를 보는 우리 아이들은 그냥 이렇게 말을 하고 맙니다.
"엄마, 어디아프세요? 그냥 누워계세요. 우린 괜찮아요."
새벽밥을 짓는 것도 아닌데, 요즘 너무나 게을러져서 정말 큰일이랍니다.
아이들 밥은 챙겨줘야 하는데, 때론 아기를 보느라 한쪽으로 기울여 잠이 들기에 한쪽 옆구리와 허리까지 아파서 아침이면 여기저기 아프다며 끙끙대는 아내를 보면서 안타까워하는 남편의 모습도 사실 속상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아이들은 나름대로 엄마 힘드시니까 저희들이 알아서 옷도 챙겨입고, 양말도 신는다지만, 힘들게 눈을 들어 아이들을 바라보면 어찌나 웃음도 나고 고맙기도 한지...
티셔츠는 반팔에, 양말은 뒤집어 신었구요, 단추를 잘못끼워 옷이 잔뜩 삐둘어진 우리 둘째 아이, 양말도 안 신은 채 맨발로 후다닥 뛰어나갑니다.
일이 힘든것도 아닌데, 요즘들어 왜 이렇게 지치는지 모르겠습니다.
낮잠이라도 자면 조금은 피곤이 풀릴 법도 한데, 도무지 우리 아기가 엄마의 낮잠을 허락하지 않는다니까요.
아침을 먹기 위한 우리 가족들의 끊임없는 노력은 오늘도 계속되더라구요.
빵을 먹을 수도 있다지만, 이상하게 빵을 먹고 시작하는 아침은 하루종일 배고픔에 허덕이게 되더라니까요. 아마 아침마다 된장국에, 김칫국에 길들여져서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큰아이가 며칠전에 너무나 가슴아픈 얘기를 하더군요.
"엄마, 우리 친구 한명은요 엄마가 안계셔서 맨날맨날 아침을 안먹는데요. 그래서요, 네..., 선생님이 어린이집에서 빵을 준데요."
엄마가 안계셔서 아침을 못먹는다는 아이도 가슴이 아팠고, 엄마가 있으면서도 너무 게을려져서 아침을 챙겨주지 않아 못먹고 가는 우리 아이도 참 마음이 씁쓸하더라구요. 너무 게으른 엄마가 부끄럽습니다.
그런 엄마를 우리 아이들은 언제나 칭찬을 해주니 더 부끄러울 수 밖에요.
"형아, 우리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지? 엄마, 형아랑 나는요, 네, 엄마,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진짜에요."
아침을 먹는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을 보면서 하루를 배불리 보내고 싶은 조그만 엄마의 마음을 담아봅니다. 베짱이엄마는 오늘부터 안녕~~~~
모 선경 (남원시 월락동 157-22번지 2층 오른쪽 59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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