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녘에서...

윤승희 조형곤님 안녕하세요 하루가 다르게 짙어가는 가을녘에 썰렁해져가는 들판에 혼자만이 덩그러니 서있는 느낌 두분은 아시나요? 부자 이진 않아도 남에게 손벌리지 않고 피해주지 않으며 많진 않지만 조금이나마 남에게 베풀며 살고 싶었습니다. 두달전 정말 TV드라마에서나 볼수 있었던 일이 현실로 저에게 주어졌습니다. 뜻하지 않았던 남편의 교통사고 남편은 직장 때문에 저희 가족과 떨어져 지냈습니다. 밤길에 차도를 건너다 다른사람 차에 치였고 그 사고로 인해 머리를 너무 많이 다쳤습니다. 말의 발음이 부정확해 알수 없는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옛 기억을 다 잊어 버리고 귀와 무릎도 수술을 해야하고 정말 앞이 캄캄합니다. 남 만큼 욕심도 부리지 않았고 남에게 죄를 지은것도 없는데 저에게 이런 시련이 찾아올줄 몰랐습니다. 남편과 하루하루를 지내다 보니 저 자신이 우울해져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사람도 만나기 싫고 전화도 싫고 먹는것 조차 싫어지네요. 앞으로도 많은 시간을 치료해야 될것 같은데... 어쩌면 좋을지 생각이 나질 않아요. 그래도 처음 상태보다 좋아져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그건 저의 욕심일까요? 병상에 누워서 사람조차 알아보지 못할땐 정말 울면서 기도 했었죠. 그저 사람이라도 알아볼수 있음 얼마나 좋을까 하고..윤승희 전형곤씨 시간이 지나면 우리 남편 훌훌 털고 언제 그랬냐는듯이 일어날수 있겠죠? 꼭 그렇게 될거라 믿고 싶어요. 그때가 언제일진 몰라도...10월 18일날 주부 편지쓰기가 있다죠? 전 참석 할수 없지만 저의 남편에게 이렇게 글을 써 봅니다. 병두 아빠 어쩌다 이런시련이 우리에게 찾아 왔을까요? 창밖에 은행잎은 노랗게 물들어가고 있는데... 아직도 당신은 당신의 공간속에 갇혀 있는것 같아 때로는 그런 당신이 부럽기도 하군요.. 처음 당신의 사고소식을 접했을때 두 아들 데리고 나혼자서 어떻게 살아가나 하고 눈앞이 캄캄했어요 중환자실에서 12일 동안 야위어 가는 당신의 모습에 면회 때마다 눈시울이 젖어 나와야했고 화장실도 가지 못하는 당신을 병실로 올려보냈을때 저는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가족도 없는 타지에서 혼자 당신을 돌보긴 쉽지가 않더라구요 원래 위도 안좋은 상태에서 밥 먹을때보다 굶는 때가 더 많아져서 저의 위는 더 나빠져 버렸죠 타지에서 한달만에 고향인 전주로 왔고 그때에 견주어 보면 지금의 당신 너무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마음 조급하게 먹지말고 당신 그 동안 수고 했으니 좀 쉬세요. 어차피 사고는 과거이고 현재는 당신의 건강이 우선이잖아요 위암, 폐렴사고, 교통사고 이 모든것이 당신을 거쳐갔지만.. 당신 잘 견디어 왔잖아요.. 당신은 복이 많은 사람같아요. 세번의 위기속에서도 일어서는 걸 보면 앞으론 좋은일만 있었음 좋겠어요. 병두아빠 전 믿어요... 이번에도 오뚜기 처럼 벌떡 일어서리라고.. 그래서 예전의 남편으로 두 아이의 아빠로 돌아오리란걸 우리 힘내고 이깟 사고쯤 훌훌 날려 보자고요 여기 주소는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1가 213번지 오성비둘기 아파트 406호 전화번호는 063-253-4796 ---좋은 하루 되시고 오늘 또한 좋은 방송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