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마! 왜 그래? 왜 울어?"
하며 아들이 제가 있는 화장실로 들어오며 심각하게 묻는 것이었습니다.
"으응? 으응...쬐끔 엄마가 아파서...흐흐흐흐"
하면서 웃는 것인지 우는 것인지 저 역시 애매모호한 표정을 지은 채 흐흐거렸습니다.
그러자 아들이 얼른 휴지를 잘라주면서
"옴마! 얼렁 딲어! 가게...나가자...손 깨끗이 씻자.!"
하는데 저는 아들과 함께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얼마나 고통스러운 지요.
벌써 몇 달째인 지 모릅니다.
어지간하게 낫는가 싶으면 또 그냥 아무 음식이나 마구 마구 먹어대고..
그러다가 용코로 재발하는 이 육체의 고통때문에 저는 그 끊임없이 괴로워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아들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몰라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엉덩이를 조심스럽게 들치고 나왔습니다.
식탁에는 아침에 남편이 먹다 남긴 갈치 꽁댕이가 지저분하게 남겨져 있었고
아이들이 나긴 반찬들은 김치 국물도 묻었다가 케찹도 묻어있어서 아무리 식성 좋은 저라도 해도 도저히 먹을 수 없을 만큼 싸늘하게 식어 있었습니다.
'핏자 시켜 먹을까?
'으음..짜장으로 할까?'
'아니다..난 병든 육체지...그래 음식 조절을 무척이나 잘 해야 하는 바로 그 병이 걸린 사람이란 말이다.'
하며 마치 시커먼 마귀가 삼지창을 들고 휙휙 휘들러대는 모습과 또 한 쪽에선 흰 옷을 입은 천사 둘이서 사정없이 싸워대는 것을 느끼며 강한 욕구를 눌러 참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제일로 싫어하는 양배추과 무 나물...그리고
진짜 진짜 반찬 최고로 없을 때나 먹는 양파장아찌를 턱 하고 내놓고 먹얼려니 정말 죽을 맛이었습니다.
돈까스도 먹고 싶었고..
쏘세지 야채 볶음도 먹고 싶었습니다.
하다못해 계란 프라이같은...그러니까 기름에 한번 퐁당 들어갔다 나온 것들을 기호하는 제가 그 것들을 떨치고 맛탱아리 없는 양배추 뜯어 놓은 것과 밍밍한 무 나물...그리고 들쩍지근한 양파장아찌를 그저,..아침의 쾌변을 위해서 먹어야 하는 가 싶으니 처량하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꾹 참고 마구 마구 씹어 먹었습니다.
나의 활발한 장 운동에 도움을 주고자 말입니다.
그리고 간절히 빌었습니다.
산신령도 좋고...부처님도 좋으며
마호메트..
심지어는 유관순 할머니...
기왕지사 할머니 나왔으니
삼신 할머니도 좋습니다.
저의 이 고통을 깨깟이...아조 깨깟하게 없애주시길...빌고 또 빕니다.
내일이 기대됩니당!
내일아침은 아마도 울 아들이
"옴마! 오늘은 안울어? 왜 안울어?"
라고 말해줬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여전히 저를 눌러놓은 이 방뎅이 부분의 고통이여...
어디 좋은 방법 없습니까?
완전히 고치신 분 비법 좀 전해주세용!
그러면 이만...
익산에서 갈바람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