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11년(신혼여행의 추억)

안녕하세요? 윤승희, 조형곤님 따사로운 가을 햇볕이 이렇게 좋은지 요새 실감하며 살고 있어라.. 두 분의 모습을 뵈니 참 친근한 옆집아저씨, 옆집 언니 같았지요^^ 두 분은 신혼여행의 환상을 갖고 계시나요?... 전 신혼여행 가기전엔 그런 상상을 하고 있었죠..그런데..결국 그 환상 도 무참히 깨지더군요.. 지금에 남편과 만나기는 두 분의 어머님과 엄마 덕이라 자연스런 만남 이 이어져서 날씨가 화창한 가을에 결혼을 하였지요.. 결혼식 하기 한 달 전, 저와 남편은 여행사에 가서 신혼여행 갈 곳, 제주도를 2박 3일 계약하고 나머지 돈마저 다 지불한지라 안심하고 결혼하는 날 만 꼭 기다렸지요... 그렇게 순탄하게 하는 결혼이라 마음이 두둥실 새둥실 떠올라 막상 결 혼하는 날, 남들은 서약식 앞에 서면 덜덜 떤다지만 우리부부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왜 그렇게 주례가 긴지..서로 눈을 마주치며 속삭였지 요.. 피로연을 무사히 마치고 신혼여행을 떠날즈음 우린 남들처럼 한복입고 가는 건 거치장스럽다는 생각을 하였기에 남들 다 가져가는 한복은 과 감히 벗어 던지고 미리 맞춰 둔 커플룩을 입고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탄지 얼마 안되어 비행기는 제주도에 도착한다는 소리가 들리고 저희는 내릴 준비를 하였습니다.. 제주공항에서 내려 우리는 우릴 기다려줄 여행사 직원을 찾아보았죠.. 그런데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우리남편 이름을 들고 있는 사람이 없었어요..남들은 티켓에 이름이 있어 다들 차를 타고 떠났는 데.. 정말 어이없고 황당해서 말이 안 나오더군요.. " 자기야, 여행사에 퍼뜩 전화 한번 해 보라..어떻게 기다리는 사람이 없나?" 그렇게 30여분을 기다리다 남편이 전화를 하니.. 여행사 직원이 급히 뛰 어 오는 게 보였습니다.. " 죄송하구만요..일주일 전에 연락이 없길래 취소된 줄 알고 안 나왔지라.... " " 아 그렇습니까? 우린 계약을 했길래, 당연히 나오는 줄 알았죠..허허 허.." " 우리 실수라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고..대신 자가용과 여행가이드를 붙 여 주지요...." 그러더니 의자에 앉아있는 분을 부르며 여행가이드라고 소개를 해주었 죠... 첫날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우린 피곤한 몸을 이끌고 호텔로 향했습니 다.. 여행가이드가 짐을 풀고 내려오라길래 우린 가방만 내려놓고 바로 차에 올랐습니다.. 기분 상한 것은 어디가고.. 너무나 멋진 제주도의 여행길에 올랐습죠.. 남들처럼 남는 게 사진이라 생각하고 아름다운 경치에 몸을 맡겨 가이 드가 취하라는 포즈를 있는대로 다하고 일찍 호텔로 들어갔습니다.. 식당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드뎌 신혼 첫날 밤을 보내려고 준비해둔 잠옷을 다 챙기고 씻으려고 하는 찰나..남편이... "자기야, 우리 심심하니까 먹을 거랑 사~러 가자~" " 그래, 그래..자기말인디 내가 왜 못 들어주겠나?" 그렇게 해서 남편은 호텔에 있는 술은 비싸서 못먹겠다며 양주 한병과 안주를 사고 간식 거릴 사서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양주를 술잔에 따르고 ..건배하면서..앞으로 살아갈 날에 대해 차분히 이야기를 하였죠..그리고 남편에게 부탁이 있다며 제가 조건을 걸었습 니다.. " 자기야, 내는 자기한테 부탁이 있다..들어 줄껀가?" " 하먼하먼..자기의 부탁인디 들어줘야제.." " 첫째..매일매일 연탄불을 갈아주기라..둘째..쓰레기는 자기가 버려주 고..셋째..양쪽 부모님께 항상 용돈을 주던 선물을 하던 똑같이 하기로 하제.." 울남편 다 들어준다기에..안심을 했지라..한참 술을 마시고.. "이젠 잠을 자야 하지 안켔나?" 나먼저 샤워하고 나온다는 말을 하고 욕실로 들어가서 샤워를 했지요.. 그런데.. 울남편..제가 샤워하는 동안 홀짝홀짝 남아있는 술을 마시더 만 제가 나오니 ..침대에 쓰러져 자지 뭡니까? 그렇게그렇게 신혼 첫날밤을 어이없게 보내고 말았지요... 다음날부터 정신없이 여기저기 구경다니고 사진찍고 강행군을 하더군요.. 전 당연히 다들 그렇게 하는 줄 알고 따라 다녔는 데..너무 무리였을요?... 결국 마지막 날 전 몸살이 나고 비행기 타기 전에 토하고..완전 몸이 엉망이 되었습니다.. 그제서야 여행가이드가 말을 하는 데.. " 죄송하구만요..제가 실수를 했지라..2박3일 일정인데 착오로 3박4일 여행지를 돌고 말았지라..그래도 여기저기 볼 것 다 보고 사진을 찍은지 라..별일 없을 줄 알았더만..그만 신부가 몸살이 낫나보네요..정말이지.. 할말이 없구만요..." 저희 남편 알았다고..가이드를 보내고 저를 부축해서 겨우 비행기를 올 라 타더니 대뜸 한다는 소리.. '" 흠나..신혼여행 누가 달콤하다고 했냐.....천만의 말씀이지라..어림 반 푼어치 없는 소리하는 사람 있음 나와보라고 혀... 자기야..힘들제..담 엔 절대로 제주도 안갈끼다.." 돌아오는 내내 전 지쳐서 말도 나오지 않았었지라.. 그시절 신혼여행이 참 고달펐지만 결혼하고 11년이 흐르니 그게 다 추억이 되어 남게 되나 봅니다^^ *9월 27일은 저희가 결혼한지 11주년이 되는 결혼기념일이랍니다.. 꼭 축하 부탁드려요 *^^* 063-901-4829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1가 한강아파트 102동 50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