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감사해요.

윤승희, 조형곤씨, 그리고 이 작가님, 김난수, 유선희 리포터님, 모두 모두 추석 잘 지내셨나요? 올 추석은 나라 안팎에서 온통 가슴 아픈 일들 뿐이었죠? 부안에선 명절도 반납하고 귀향객들까지 한마음으로 고향지키지에 나서서 모두들 손에 손에 촛불을 밝혀 들었고, 멀리 멕시코 칸쿤에서는 농업계의 전태일이라 할 이경해씨가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습니다. 또한 전라남도 일원과 경상도와 강원도에선 태풍 매미로 인한 헤아릴 수 없는 수 많은 이재민들이 생겨서 정말 고통스러운 추석이 되고 말았네요. 특히나 물이 덮어버린 농경지며 축사들을 보면 같은 농부로서 정말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너무너무 가슴이 아프네요. 여기 군산이라고 그냥 편안하고 무사한 것만은 아닌데도 수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보고 있자니 그나마 얼마나 감사해야 할 일이 많은지 새삼 깨닫습니다. 병들고 쓰러진 나락들 하며 쭉정이만 남은 참깨, 들깨랑 다 썩어버린 고추밭을 그냥 편한 맘으로 볼 수가 없어요. 참 많이 속상하네요. 그렇다고 절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우리보다 더한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도 다시 일어 서 보겠다고 안간힘을 쓰는데,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는 고통도 견디어 내는데 이 정도 고통에 허탈해 하고 주저앉아 있기에는 우리네 삶은 그리 길지 않은 것 같아요. 많지 않은 시간을 절망하고 원망만 하고 지내기엔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소중한 시간이란 생각이 드네요.. 세상 사는 것은 다 마음 먹기 달렸다지요? 농부로 오늘을 산다는 것. 정말 힘겹고 고통스러운 삶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건강하고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이 있다는 것 만이라도 한없이 감사해야 할 일 아닐까요? 군산시 성산면 산곡리 557번지 017-654-2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