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라 아빠| 방송국에 아는 사람 많지? 어떻게 연락 좀 해봐.치마를 둘러서 여자이지 보통 남자보다 힘도 세고 남자들끼리 언성을 높여 다투면 " 하나 더 달렸으면 무겁게 놀아야지 째째 하니 뭣하는 짓들이냐며 혼을 내기도 하고 마을 진입로 낸다고 인삼밭 500평이 들어 갔어도 우는 소리 한번 하지 않았던 이웃의 형수님이 전화로 하소연을 한다. 포도 수확철이 되어 밭에 가서 포도 봉지를 열어보니 포도알이 모두 터져 도저히 수확을 할 수가 없단다.농사 짓는 사람들은 곡식이나 과일을 가꾸면서 자식 기르듯이 보살피지만 이 형님 부부는 포도에 대한 애착은 남 달랐다. 5000평의 포도원을 포도나무 위와 바닦에 비닐을 씌우고 깔고 포도 한 송이 한 송이 마다 알솎기를 하고 봉지 씌우는 것은 물론 농약도 최대한 줄이고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만나는 사람들의 인사가 "형님은 올해 큰 돈 하겠어요"였다. 그런데 모든 것이 끝이 났다. 그 형수님의 이야기는 "농민들이 이렇게 무너지는데도 하소연 할곳도 없고 아픔을 알아 주는 사람이 없으니 울화통이 터져 못 견디 겠단다. 관계기관에서는 포도는 태풍피해를 입지 않았단다. 물론 그렀다.포도 송이는 가위나 칼이 아니고 힘으로는 딸수가 없다. 나무 가지가 무러지면 부러졌지 떨어 지지 않으니 태풍의 피해는 아니 지만 계속되는 비로 모두가 터져 버렸으니 태풍피해가 되든 아니든 농심은 새깧게 멍이 들었다. 그 형수님의 전화를 받고 한참을 고민했다.정말 방송국에 전화라도 해야 할것인가 말것인가? 포도 밭에만 가면 저절로 웃음이 나고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를 이야기를 방송국에서 와서 촬영하면 좋을 텐데 절망 적인 포도밭을 촬영하고 그늘진 농민의 얼굴을 촬영하면 어떻게 될까? 의욕을 잃은 형수님은 모처럼 이렇게 좋으날씨에 (9월 15일) 밭에 가지 않고 집에 있을테니 방송국에서 나오면 집으로 오란다. 나도 속은 편치가 않다, 우리도 1500평의 포도원이 있는데 주변의 잘 지내는 분들 포도 몇상자 따 줄려고 아내와 밭에 갔다. 800주가 넘는 포도나무 하나 하나 살펴보고 봉지를 열어 보았지만 두시간에 겨우 3상자를 딸수가 있었다. 집 사람이 성질이 나서 못 있겠다고 벌떡 일어나 집으로 가버렸다. 내년을 위해서는 포도송이 모두 따 내 벼려야 하고 비닐 걷고 전지하고 포도밭 생각만 하면 온 몸에 힘이 쏙 빠진다. 이 글을 쓰기 위해 면사무소 정보실로 오는데 포도 작목반 반장님을 만났다. " 도시 사람들 와서 포도즙용과 포도주용으로 한 상자에 10,000원씩 맘껏 따가면 좋겠다고 한다. 참 윤승희님 한국 방송위원회에서 최고의 상을 받으셨더군요. 신문에서 보았습니다. 늦었습니다만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우리여성시대의 영광이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