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시댁은 서울이랍니다.
휴가때도 휴가답게 보내지 않은터라..
부모님께.. 군산으로 오시라고 했죠..
가까운 바닷가라도 가려구요..
근데.. 고추 말리신다고.. "오늘 고추 사러갈꺼다."
그래서.. 못오신다하시기에..
"고추 다음주에 말리고 저희집에 오세요"
"아니다.. 말복 지나면.. 고추 말리기 그러니까.. 지금하련다"
"그럼.. 알겠습니다."
저희는 그날 무주계곡에 가서 발담그고 왔답니다.
다음날.. 일기예보에 서울은 집중호우로 주의보가 발생되고..
어머님의 고추는 집안가득.. 여기저기.. 방방마다 가득 가득...
거기에.. 고추 말린다고.. 보일러도 켜고..선풍기는 돌아가고..
생각해 보세요.. 열대야에 시달리던.. 바로 그때 거든여..
고추 말린다고.... 사람 말리는 꼴이 되었거든여..ㅋㅋㅋ
"어머님.. 어떻게 해요.. 비가와서.. 고추 다 상했겠네요"
"말도 말아라.. 반은 버리게 생겼다.. 그냥.. 네가 오랄때.. 갈껄.. 괜히 고추 말린다고. 내가 말라 죽겠다.. 하도 신경써서.."
"그러게 말이예요.. 어머님.. 그냥 오시라니까.."
요즘은 전화해도 어머님이랑 고추말리는 일로 대화를 시작한답니
다. 날씨만 좋았으면.. 3~4일에 끝났을 텐데.. 열흘도 넘은 지금도.. 저희 어머님은 고추와 전쟁을 하고 계시답니다.
해마다.. 벌어지는 고추와의 전쟁.. 올해는 유난히.. 길어지고 있네요;..
비야.. 이제 그만 내려라.. 울 어머님.. 주름살 깊어질라..
지금까지... 고추와의 전쟁중인 현장과의 인터뷰였답니다.
여긴요>>>군산시 조촌동 시영아파트 나동904호 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