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와 친정어머니

" 언니? 멸치가 아주 싸게 판매 되는데 한 박스 안살란대 ?" 하면서 친하게 지내는 우체국 다니는 후배한테 전화가 왔다. "얼마인데 ? 어 23,000원냥 " 그래 ? - 그럼 한박스 가져와. 하고는 나누어 냉동실에 넣어논지 한 10일 지났다. 어제 친정엄마와 숙모님께서 시장에 장을 보러 나오셔서 나와 같이 가는데 두분 대화 말씀중에 "멸치 금이 아주 싸담선 ... " 하신다. "얼마 씩 인데요 ? " "5,6천원씩 주면 웬만한건 사지"... 하신다. 예 ? 그리 싸요 ? "전 얼마전 23,000원짜리 샀는데요. 그러자 엄마... " 야--가 무슨 그렇게 비싼 멸치를... 샀댜 ? "하시네. 난 물정을 몰라도 이리 모를까 했다. 하긴 우체국 다니는 후배는 나보다 더 모를 수 있지. 나야 전업주부된지 이제 1년 넘었고 언제 나도 직접 멸치를 사봤어야지. 후배는 나보다도 더 살림을 모르는 입장이니 판매금액이다 하면 그런줄 알았을거고.... 친정엄마는 싼게 한박스 더 사다가 다듬어 냉동실에 넣어놓고 조림도 하고 국물용으로 써도 좋다고 하신다. 두분 사신김에 5,000원짜리 한박스를 더 사서 왔다. 머리떼고 멸치 똥? (사실적 묘사를 씁니다.)발라내어 냉동실에 넣어야 된다신다. 처음으로 내가 멸치를 사서 직접 손질해 보는 셈이다. 그런데 멸치 손질도 그리 쉬운것 만은 아니었다. 직장 다닌다는 핑계로 멸치도 다 손질된거 엄마가 해주신것만 가져다 먹다가 내가 직접 해보니 손톱도 아프고 고개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냄새도 나고 아무리 해도 그냥 그대로 있는것 같고 그 한박스와 전에 그냥 넣어놓은 한박스까지 하는데 정말 멸치 다듬는 일이 이리 힘든줄이야.... 멸치를 손질하면서 삶에 찌든듯한 멸치 모습이 안되어 보이기도 하고 이렇게 까지 멸치를 만든 어민의 모습이 생각도 나고 그런데 멸치값은 요즘 이리도 헐값이라니......어민들은 얼마나 속상할까 싶기도하고, 그러면서 엄마생각을하니 눈물이 날것만 같다. 사실 멸치 가져다 주시면 그냥 주는 걸로 생각하고 그리 힘든일이 아니시겠지 했던 나... 조림해주면 그냥 먹고 마른 멸치 가져다 주시면 "멸치 샀대 ? 하면서 받아만 먹었을 뿐.... 내가 직접 해보니 어머니 정성이 얼마나 깊었는지 결혼한지 한 9년이 넘었으니 그 간의 엄마의 마음에 한 번도 멸치로 인한 감사함은 알아드리지 못했으니 참 죄송스러웠다. 늘 따뜻하고 전라도의 푸근한 말투로 삶의 향기를 전달해 주시는 두분, 오늘 여기 남원은 아침부터 비가 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인지 친정어머님이 더 생각나고 사소한 그 무엇이든 제 스스로 해봐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엄마 , 뭐든 딸 생각해 주시는 맘 너무나 감사하고요 앞으로 멸치는 제가 직접 사서 요리 해볼께요. 그리고 이 방송을 듣는 주부 여러분 멸치값이 정말 쌉니다. 추석이 곧이니 지금 한 박스 사보세요. 전화 063-626-0616 주소: 남원시 동충동 현대@ 103-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