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개학날이네여...

오늘은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불이나케 빵빵거리던 자동차들도 조용하고 아이들 소리도 들리지 않는 걸 보니 다들 어딘가로,아님 두손모아 기도 드리러...아님 밀린 방학 숙제하느라 방콕.... 저희집도 여느 집과 마찬가지로 아빠는 주말이면 어김없이 운동하러 나가고,거기에 모임까지 겹쳐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중학생 딸아인 그동안 한다한다 하던 숙제 다 못해 끙끙대며 책상에 앉아 죽치고 초등학교 5학년 아들녀석은 눈만 뜨면 게임에 빠져 숙제는 커녕 말도 듣질 않네여. 6살 막내는 막내대로 앞집에 친구가 사는데 친구집에 가서 점심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는 걸 보니 오늘도 그 집에서 밥먹고 오나 보네여. 보다 못해 어제 개학한 아들녀석 숙제를 돕기 시작 했습니다. 몇가지 숙제 중 일기하고 북한말 조사 밖에 하지 않아 적어도 현장 학습 보고서 정도는 꼭 써야 할 것 같아 입이 한자는 나와있는 아들을 다그치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방학동안 있었던 일 중 기억에 남는 것 한가지 생각해 봐?" "축구 캠프" "그래,그럼 잘 생각해서 일기처럼 한번 써 봐 " "아~~~~ 어떻게 써~~~" "뭐가 어떻게 야! 날마다 일기 쓰잖아 일기 못 써?" "써~어" "그럼 책상에 앉아 써 갖고 와,그 다음은 엄마가 봐 줄께" 이렇게 한참동안이나 서로 싸우듯 실랑이를 벌이고 ... 안되겠다 생각한 아들녀석은 한동안 방안에 있더니 얼마나 지났을까..노트 한 권을 내게 내밀었다. 맘이 바빴는지 글씨는 청산유수요,받침.띄어쓰기는 말 할것도 없고 글이 앞뒤가 안맞았지만 그래도 쓴 것만으로도 대견해 대충 수정만 해 줬습니다. 그 다음은 아들녀석에게 맡겨 직접 컴퓨터로 작성해 알록달록 색깔도 넣어 뽑고 축구교실 선생님께서 올려주신 사진도 여러장 봅았습니다. 세상 참 편해져 조금만 신경쓰면 얼마되지 않아 멋진 보고서가 탄생 될텐데 그걸 하기 싫어 요리 빼고 저리 빼고..결국은 욕먹고 혼나고 한바탕 난리가 납니다. 울그락 불그락 4절지 도화지 한 장을 사 오고 그곳에 보고서를 붙이고 사진도 이리저리 예쁘게 오려 붙이고 색칠도 하고... 비록 옆에서 조금 도와 주긴 했지만 멋진 보고서가 완성되니 본인도 그제서야 환한 웃음을 지으며 대견해 했습니다. "학교가서 애들한테 보여줘야지..." 말이나 못하면...평소에도 맡은 바 책임을 혼자서 스스로 잘 하지못해 자주 혼나지만 마음만은 착한 아들녀석... 그래도 한가지 숙제를 마쳤다는 뿌듯한 마음에 오늘 여유가 있어 글을 띄우고 있네여. 역시나 큰 딸아이도 숙제를 하고 있지만요... 큰 비를 몰고 오려는지 하늘이 깜깜하네여. 건강하세여 익산 부송동 1042-5 835-3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