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여름방학 선물

너무나도 비가 오는 날이 많았던 여름방학! 특별하게 어디를 가본 일도 없고, 피서라고 하여 계곡이나 바다로 떠나보는 여행 또한, 해마다 그런 것처럼 다음으로 미루어진 중학교 두번째 여름방학인가 싶었는데, 과묵하시지만 마음이 따뜻하고 자상하신 우리 아빠가 지난주 가슴 따뜻한 사건을 만드셨다. 평소에 별로 말씀이 없으셨어 못했지만 어디서 중고 컴퓨터 하나를 가지고 오셨던 거다. 그리고 두 시간이 넘고 점심시간이 지나도록 그 중고 컴퓨터를 닦고 문질러서 신발 뚝에 올려놓으시고는 저를 부르셔서 나가보았더니, 나도 깜짝 놀랄 만큼 새것으로 만들어 놓으시고는 이마엔 땀인지 물방울인지 모를 만큼 뚝뚝 물방울 같은 담을 떨어트리며 서 계셨던 거다. 그러면서 전화기를 들더니 다짝고짝 어디론가 전화를 하시는 거였고 옆에서 내용을 들어보니 전화국 직원과의 통화였는데 인터넷 연결을 시청하시는 듯 싶었다. 그리고서 우리 아빠 불쑥 한 마디, "좋으냐?" 이 한마디만 하시고는 그냥 밖으로 나가셨는데, 두 시간쯤 지나서 전화국에서 나오셨다면서 아저씨들이 오셔서 인터넷을 연결할 컴퓨터를 물으시더니 점심나절 내내 아빠가 문지르고 닦아 놓은 컴퓨터를 보시고는 덭은 멀쩡하고만 인테넷을 깔아도 별로 쓸모가 없는 옛날기종 이라며, "너들 아빠 돈벌어서 머한다냐. 컴퓨터하나 사서 다시 연락하라고 해랴"시며 명함 하나를 놓고 가신 뒤 괜스럽게 기분만 상해있는데 두시간이 지날 쯤 아빠가 들어오시더니 신발만 벗으시고 문슨 말을 드릴 시간은 그만두고 인사조차 할 시간도 없이 평소에는 볼수 없는 표정으로 급하게 동생과 함계게 쓰는 우리 방으로 들어가시더니 한참을 컴퓨터만 바라보시고는 그때서야 전화국에서 문슨 말없었냐면서 딱 한 마디 하시는 거였다. 이런 아빠의 표정으로 보아 많이 화가나있는 것 같아서 자세한 얘기는 못하고 명함만 드렸더니 달리 물어보시지도 않고 전화를 거시는 거였다. 그리고는 아빠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시더만 수화기를 놓고 세면을 하시고는 아무 말씀도 없이 저녁을 드시고 일어나셔서 "미안하다"는 말씀만 하시고는 내 등을 툭툭 두두리시며 그대로 방으로 들어가셨다. 나는 알 수 있었따. 때로는 과제물 때문에 pc방을 오가는 나를 위해서 컴퓨터를 선물하고 싶었던 무거우신 아빠의 마음을..... 이은교(전북 진안군 진안읍 군상리 911번지 567-804) 063-432-0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