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고마운 날 ##

조형곤, 윤승희씨 안녕하세요? 농사일 틈틈이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두 분의 목소리가 늘 활력으로 제게 다가옵니다. 이른 새벽부터 포도밭으로 야채밭으로 종종걸음 치다보면 서산엔 어느덧 노을이 물들어 가고 짧기만 한 하루해가 저물어 갑니다. 이렇게 산지가 벌써 8년이 지났네요. 교직에 계시던 아버지 밑에서 고생 모르고 자라온 제가 농사를 전업으로 삼겠다는 남편을 만나 군산에 둥지를 틀고 힘들고 어렵게 살다보니 저도 어느덧 어엿한 이 땅의 농군이 되었으니 짧기만 한 세월은 아닌 듯 합니다. 이런 세월 속에서 가장 뜻깊은 일은 제가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일이겠지요? 내일은 제게 정말 뜻깊은 날이기에 이렇게 함께 축하해 주십사고 몇 자 적어봅니다. 결혼 4년만에야 어렵사리 큰아이를 얻었고, 또 둘째가 생기지 않아 큰아이 하나 만으로 만족해야 하나보다고 생각하던 차에 3년이 지나서야 또 금쪽 같은 딸아이를 얻게 되었지요. 그러나 아무리 귀하게 얻었어도 금이야 옥이야 엄마 품에서만 키울 수 없는 것이 우리네 농촌 형편 아니겠어요? 가진 것이라고는 두 주먹과 젊음, 그리고 성실밖에 없는 우리로서는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일에 매달려 살 수 밖에는 달리 도리가 없었습니다. 더구나 유기농산물을 생산해 보고자하는 의지 하나로 시작한 야채밭과 포도밭은 아무리 일을 해도 끝이 없더군요. 그러다 보니 아이는 늘 할머니 댁으로, 고모 댁으로 떠돌아다니기 일쑤였죠. 그런 우리 딸이 내일로 첫돌을 맞는답니다. 지금까지 변변한 장난감 하나, 옷 한 벌 사주지 못했어도 정말 착하게 무럭무럭 자라준 딸아이가 대견하고 기특하답니다. 두 분과 이 방송을 듣는 모든 청취자들께서도 함께 우리 설인이 첫돌을 축하해 주세요. "설인아! 엄마가 비록 항상 널 곁에 두고 너만을 돌보며 살 수 있는 형편은 아니지만 마음만은 늘 네 곁에서 너랑 함께 하고 있다는 것 알지? 지금처럼 아무 탈없이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다오. 사랑한다." 군산시 개정면 발산리 대방마을 윤아영 063-451-4929 (참고로 우리 설인이 돌은 8월 20일 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