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와! 드디어 손꼽아 기다리던 휴가를 열흘이나 받았다. 첫째날은 늦잠을 실컷자고 둘째날은 집안 대청소를 하고 세째날은 가족과 여행을 떠나기위해 뭔가를 준비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남편의 고향에서 매번 여름 휴가때를 이용해 동창회를 하는데 이번에도 남편의 휴가와 딱! 맞게 모임을 알리는 알림장이 날아왔다. 가족과 여행은 이미 물건너 간 것 같았다. 딸아이는 기차를 타고 여행을 가자고 위로를 했다. 그러나 내 마음도 달라졌다. 돈들여 고생을 사서하느니 집에서 편하게 먹고 싶은것 있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면서 보내는게 더 좋을 것같다란 생각을 했다. 며칠은 참 편아하고 좋았다. 그런데...열흘이란 날짜가 점점 다가오자 나도 욕심이 생겼다. 정말 이렇게 보내야하고.. 그런데 생각지 않았던 직장동료인 영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일이면 휴가가 끝나는데 가까운 계곡이라도 가자는 것이었다. 다음날 이리저리 연락을 해놓은 동료들과 영자의 남편차에 몸을 실었다. 아~! 정말 이얼마만인가! 이자연! 이풀냄새! 이름 모를 풀벌레들과 새소리 저 푸른 들녁은 마침내 외국에 나갔다 고향을 찾아온 기분을 들게했다. 자연은 인간을 배신하지 않고 기다려주는데 인간은 자연을 저버린다. 들뜬 마음으로 한참을 달리고 있는데 임실이란 이정표가 보였다. 임실도 처음이었지만 고추가 유명한 곳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고추가 거의 병에 걸려 죽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라고 했다 . 하늘에서 하는 일이라 어쩔 수 없었지만 안타까운 일이었다. 임실을 지나 한참을 또 달렸을까 녹색물감을 풀어 놓은듯한 섬진강 하류가 흐르고 있었다. 그 푸른 물결은 녹지 현상으로 인한 것이라고 했다. 그 푸른 물결을 다라 얼마쯤 달렸을까 저멀리 흐르는 강물 사이로 인가가 보였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길도 없고 그렇다고 다리도 없는데 저기서 사는 사람은 어떤 교통수단으로 살까 궁금했는데 우남댐 건설로 인해서 남아있는 인적없는 폐가였던 것이다. 여러곳을 다니다보니 점심시간이 훨씬 지나 매운탕을 잘한다는 집을 안내받아 들어갔다. 휴가철이라서 가족동반이 많았다. 영자 남편을 집에서 담근 약술이라며 우리를 위해서 그 약술을 모두 한잔씩 권했다. 건강을 위해 브라보~!원샷!을 했다. 못먹는 술이었지만 반컵을 마셨다. 첫 입맛은 달았지만 조금 있으니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어느새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오르기 시작하더니 온몸까지 불게 달아올라와 눈꺼풀까지 무겁게 내려오기 시작했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우리를 우습게 보였는지 자꾸 우리에게 시선을 보냈고 나중에는 시컴한 선그라스를 쓰고 우리를 바라보며 웃기 시작했다. 우리는 더이상 그곳에서 웃음거리가 되느니 노래방에 가서 스트래스를 풀고 오자며 서둘러 자리를 옮겼다. 너나 할 것 없이 열창을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얻고 추억을 한보따리 만들어온 뜻밖의 여행이었다. 익산시 남중동 541-6 016-803-0507 문복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