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이 넘는 전통을 간직한 성심여고..
요즘들어 부쩍 고등학교때의 그 예쁜 세일러 교복이 무척이나 그리웠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대학을 나와 사회생활을 한지 벌써 3년차.
졸업하고서는 몇번 찾아가보지 못하다 요즘엔 거의 잊고 지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봄이면 목련이며, 철쭉, 튤립 할것 없이 많은 꽃들이
색색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며 예쁘게 어우러져 피었던 교정..
점심시간이면 폭신한 푸른 잔디로 덮인 옥잠화 동산에 친구들끼리 옹종거리며 모여 앉아
푸른 잔디만큼이나 푸르른 웃음이 까르르 넘쳐나던 옥잠화 동산..
해질무렵, 학교 옥상에 있는 음악실 창문 너머로 보이던 노을..
그 노을을 보고 있으면 하얀 교복 칼라마저 붉게 물들어버릴것처럼
가슴뛰곤 했었는데 말입니다.
병행식 복도.북쪽교실, 남쪽교실.. 창문 넘어 보이던 옆 교실의 친구..
반질반질 윤이나는 나무바닥의 강당.
친구와 두 팔 쭉 뻗어도 다 안지 못했던 커다란 아름드리나무..
그런데..
우리들의 아름다운 추억이었던 이 모든것들이
얼마 안가서 추억속으로 사라진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신식 건물을 새로 짓고 이젠 구식 건물이 되어버린 이 건물들을 허문다더군요.
가슴 한쪽이 쿵 하고 울리면서 갑자기 그리운 생각이 울컥 들어버렸습니다.
그리운 대상이 그 자리에 그냥 있어주길 바라는건 너무 큰 욕심인가봅니다.
안타까운건 그냥 제 마음일뿐, 학교의 계획이 또 있으니 어쩔 수 없잖아요.
마침, 월요일부터 2박3일의 휴가를 받았으니 내일 아침 당장 출발해서 학교에 가보려고 해요.
생에 단 한번뿐이었던 즐거웠던 고등학교 추억을 마지막으로 담아두지도 못하고
그냥 허물려버리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요.
그리운 성심여고..
신청곡은 유경- '보고싶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