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당신께서 실천하신 효심을 따르렵니다.

지상의 아름다움을 포괄하고 있는게 있다면 어떤것일까요. 저는 저희 친정어머님께서 실천하신 효심을 이세상의 그 어떤 아름다움보다 아름답게 마음속 깊이 지켜가며 저의 삶의 지표로 삼고 열심히 하루 하루를 채워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일전, 밤새 비가오고난후 친정어머님께서 앞산에 고사리를 채취하시러 오셨고 저는 어머님과 동행하였습니다. 어찌나 기쁘던지요. 그럴수밖에요. 해마다 어머님과 해오던 년래 행사였지만, 올해만큼은 힘들것같아 어머님께 고사리 채취가자고 여쭤볼수가 없었지요. 근 십여년동안 당뇨를 안고 살아오셧는데 올해는 합병증까지 왔기에 안정을 해야 한다고 하니 어머님께 고사리 채취하러 가자고 할수가 없었는데, 어머님께서 바람쏘이고 싶으시다고 오셨던겁니다. 고사리를 꺽기에는 때를 놓친듯하지만 산에 올라간 어머님과 저는 오랜만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무리 나이가 먹어도 어머님에게 만큼은 "엄마"라고 부르고 그 엄마의 포근함에 안길수 있으니까요. 오랜만의 엄마와의 동행은 저의 마음을 밝게 만들었습니다. "엄마! 올해는 고사리 채취 못할줄 알았는데 엄마와 함께 고사리 꺽을수 있어서 기뻐요."하고 말하는 저에게 혼자서라도 고사리를 채취하지 그랬냐더군요. 저는 엄마에게 희망을 드리고 싶었고 저의 마음은 진심이었습니다. "엄마! 엄마가 돌아가셔도 고사리는 해마다 채취할수 있지만 엄마와 함께 하는 고사리 채취는 엄마가 안계시면 저에게 의미가 없어요." 하고 마음을 전하였더니 "내가 너희들에게 고생시키지 않으려면 한해를 살더라도 건강해야 되는데 걱정이다." 하시면서 한숨을 쉬셨습니다. "엄마! 할머님께서 치매로 계실때 병수발하시면서 고생한다고 생각하셨어요? 아니쟎아요." 하는 저를 보시고는 어머님께서는 아무 머뭇거림없이 그러시더군요. "무슨말이야? 엄마는 한순간도 그렇게 힘들고 고생스럽다고 생각해본적 없다. 할머님께서도 상할머님 받드실때 그러셨듯 나또한 같은 마음이었단다." 그렇습니다. 저희 친정 할머님께서도 홀로되신 상할머님의 치매를 삼년이나 수발하셨고 한번도 어머님과 아버지 앞에서 싫은 내색한번 하신적이 없으셨고 상할머님의 수발은 할머님께서 남은 인생 보람되게 살라고 하늘이 주신 기회라면서 항상 기쁜마음으로 묵묵히 실천하셨고 상할머님께서는 92세의 고령에 돌아가셨지요. 그로부터 몇년이 흐르고 큰손녀인 제가 결혼하여 큰딸을 낳자 할머님께서 산후조리 수발을 몸소 해주셨는데,항상 밥한그릇에 밥그릇의 서너배 되는 커다란 양푼에 미역국을 떠다주시면서 "아가! 미역국 남기지 말고 다먹어라. 많아도 애기 젖줄려면 열심히 먹어야 된다."하시면서 제가 미역국과 밥그릇을 깨끗히 비워야 상을 물리시곤 하셨고 할머님의 지극하신 보살핌에 저는 건강하게 몸을 추스릴수 있었지만, 산후조리 하는 동안 저의 몸무게가 자그마치 4.7kg이나 불었습니다. 그러니, 제가 살쪘다고 말하면 할머님께서는 "엄마가 건강해야 애기가 건강한거다.애기 젖먹는 동안에는 그저 많이 먹어야 젖이 잘나오니까 쓸데없는 소리 다시는 허들마라"하시며 저의 말문을 막곤 하셨는데, 세월앞에서는 장사 없다고 그렇게 건강하시던 할머님께 치매가 찾아들었으니, 이번에는 엄마가 저희 5남매의 자식들을 소집하시더니 이러시더군요. "이제부터는 엄마좀 도와다오! 할머님께 신경쓰다보면 아무래도 너희들에게 서운하게 하는점이 있을게다. 그러면 그때가서 엄마를 이해해다오!"그렇게 할머님의 치매 수발을 일절 다른사람의 손길없이 어머님께서 묵묵히 감수하셨습니다. 비위가 워낙 약하셨던 어머님이셨지만, 할머님 수발하는 동안에 약한 비위때문에 할머님께 소홀히 하신적이 단 한번도 없으셨습니다. 항상 김이 모락 모락 피어오른는 밥에 맛있는 반찬을 얹혀 드리며 식사가 끝나고 상을 들고 방문을 나가시는 어머님께 할머님께서는 온갖 욕을 하시며 금방 잡수셨으면서도 또다시 밥주라고 소리지르기도 하셨지만, 어머님의 할머님에 대한 효심은 변함이 없으셨습니다. 그런 어머님의 효심을 보고 성장한 저희 5남매의 마음에는 조금은 다르겠지만 색깔만큼은 어머님에게서 실천하신 효심의 기본색깔과 같을거라 믿고 또 변함없이 같은 색이 되려고 노력할겁니다. "엄마! 엄마의 소원이 살아계시는 동안 건강하게 살다 가는거라지만요, 엄마가 만약, 만에 하나라도 건강이 나빠지신다 해도 저희 곁에 더욱 많은 시간 함께 계셔주기를 바랄것이고 어머니께서 할머님께 그러하셨듯 저희 자식들도 어머님께 열심히 할테니 걱정마시고 그저 저희 곁에 계셔만 주세요." 엄마와 저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맑은 하늘아래서 불어오는 상큼한 바람을 느꼈습니다. 부모님 언제까지나 건강하시고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전북 부안군 줄포면 신리 727-36 063:581-2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