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사는 한 집안의 가장이자, 조그만 단란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남자입니다...
제가 이렇게 펜을 들게 된 이유는 정말 이 방송을 청취하고 계신 여러분께 하소연 좀 하고 싶어서 챙피함을 무릅쓰고 이렇게 사연을 보냅니다..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전 조그마한 단란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유흥업이라는 것, 특히 이 술장사라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애환이 많은 줄은 여러분들은 정말 모르실겁니다..
남이 보기에는 그냥 술장사니까, 돈도 쉽게 벌고, 돈도 쉽게 쓸 것 같아 보이지요?...
하지만, 절대로 쉽게 벌지도 않고, 쉽게 쓰지도 않는답니다...
그런데..저희 와이프를 비롯한 다른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이 건장한 사내의 억장이 다 무너집니다....
정말 오는 손님마다 술 먹을 때는 세상에 나랏님 부럽지 않게 위풍당당하게 술을 먹습니다.
술을 시킬때도...
“어이 사장~.. 여기 양주 한 병하고, 맥주 몇 병 하고, 과일안주로 한번 근사하게 차려 내와봐~”
하며...... 언제 봤다고 반토막 말 해가면서... 주문을 한답니다...
물론 저희 가게의 특성상, 보통 술 한 잔씩들 하고, 2차로 오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점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제가 이래봬도 제 나이 38입니다..... 저보다도 훨씬 나이도 어려보이는 분들이 저한테 다짜고짜 반토막 말을 하면... 저도 장사하는 사람이기 이전에 사람이기 때문에 정말 속에서 주먹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곤 한답니다...
하지만...이놈의 돈이 무엇이간데...... b.b..... 처자식 먹여 살릴 걱정에 부처님 가운데 토막같은 마음으로 환한 미소로...
“네..... 금방 대령하겠습니다^^”
하고 손님을 대접하지요..
그런데... 더 참을 수 없는 것은....
어느 정도 술을 드시다 보면... 이제는 노래를 하신다고 합니다..
모~..... 저도 술을 먹어봐서 알지만, 술 한 잔 걸치고 부르는 노래라는 것이.. 일상 생활의 스트레스를 풀어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그런데 왜!!....
노래 부르면서 스트레스를 마이크에 푸시는 분들이 그리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부른다거나, 어깨동무를 한다거나, 넥타이 머리에 두르고 부르면 되지...
왜 마이크는 빙빙 돌려서 끝내는 마이크가 똑!!... 끊어지게 만드시는 건지......
옆에 탬버린은 무엇에 쓰시려고 그냥 두고.... 그 죄 없는 마이크에다가 스트레스를 푸시냔 말입니다.. .
그리고 더 황당한 건 뭔지 아십니까?...
그 마이크 돌리는 게 재미있어 보인다고, 한사람이 돌리기 시작하면, 너도 나도 다 한번씩 돌려 봅니다...
자기들이 그 마이크라고 생각해 보십쇼.... 얼마나 어지럽고 허리 끊어지게 아프겠습니까?
정말 저희 집에 오는 마이크들은 주인 잘못 만나서 이 세상 술꾼 몇명 만나보지도 못하고 인생 하직합니다...
에휴~...정말 이러다간 술값보다 마이크 값이 더 나오게 생겼습니다..
정말 그렇다고 마이크 값을 변상해 달라고 할 수 도 없고, 이제는 손님들 노래 부르신다고 하면 저쪽 카운터에 앉아서 유심히 쳐다보는 직업병이 생겨 버리고 말았습니다..
근데..... 거나하게 술도 취했겠다... 노래에 흥도 겨워졌겠다..
기분이 좋아진 손님들은... 제가 카운터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시고 술잔을 권하십니다..
헉?...
그런데 제가 술장사를 해서 술을 좋아할 거라는 오산은 하지 마십시오..
그냥 예의상 먹는 거지, 제가 먼저 술을 먹자고 한 적은 제 평생에 단 한번도 없습니다.
근데 손님이 기분이 좋아서 주신다는 술을 거절 해 보십시오..
당장 기분 나빠서 다음부터는 저희 가게를 안 찾아오겠다고 말씀 하실텐데..
장희빈이 사약 받는 기분으로 그 술을 완샷해 버립니다.
헉?... 그럼 손님이 어떠신 줄 알아요???
“야~... 이사람 몰 좀 아네~.... 자 한잔 더해~”합니다.....
아이거 내 팔자야...
됐다고 극구 사양을 해도 딱 한잔만 더 받고 그 잔을 돌려 달라고 하시니, 잔을 돌려 주기 위해서라도 그 술잔은 비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옆 테이블에 있는 다른 손님들은 가만 있겠습니까?...
자기도 한잔 드린다면서, 애써 생각해서 주시는데..... 한 두 번 거절하다가...
누가 주는 잔은 받고, 누가 주는 잔은 안 받는다는 이야기 들을까봐.... 또다시 홀짝 홀짝...
그렇게 해서 술을 한잔 두잔 마시다 보면, 제가 손님인지.. 손님이 주인인지... 구분이 안 간답니다...
그런데....그런 손님들 중에... 어떤 분들은... 옆에서 잔을 세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농담 삼아...
“형씨~... 나중에 당신이 마신 건.. 술값에서 제외하는거야~”합니다..
그럼.. 안 그래도 안 넘어 가는 술이 목에서 턱! 걸려서 심장까지 막힐 지경입니다.
제발 농담이라도 그런 농담 좀 하지 말아주세요... 정말 간담이 서늘해 진답니다... b.b.
그렇게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 두어 시간 노래를 부르시는 손님들..
이제는 지쳐서 술값을 계산합니다...
그럼..... 후미.. 술 먹을 때와 왜 이렇게 사람들이 변하는 건지....
아까 노래 부를 때는 서로 노래 부르려고 노래책 찾고, 마이크 가지고 싸우드만, 지금은 서로 돈 안 낼려고 눈치만 흘끗 흘끗 보고...... 계산서 들고 있는 제가 다 민망할 정도라니까요?그럼.. 그중에서 어쩔 수 없이 돈을 내시는 분이 그럽니다..
“무슨 술값이 이렇게 비싸?”하고요....
그럼 옆에서 또 누가 거듭니다..
“아까, 형씨가 마신 술값은 뺐오?”
하구요... 아~..물론 농담인건 알지만, 정말 무안하고, 낯간지럽고, 치사빤주 오천개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돈 계산을 철저히 하지 않느냐!!.. 오우 no~
아까 마이크 고장낸거 돈 안주냐고 반문해가며.. ...
얄미워서라도 한 푼도 안 깍아주고 다 받아냅니다... ggggg
그러니..청취자 여러분들도 나중에 술 마실 때 절대로 그런 이야기 하지 마세요..
그냥 오히려.. 솔직하게...
“아저씨..... 우리 조금만 깍아 주세요~”
라고 하면... 대부분...마음 약해서라도 조금은 깍아 줍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야기 한 것은 보편적으로 남자 손님들을 위주의 상황 이였는데..
여자 손님들 어떠신지 아십니까?...
후미.... 더 가관이 아닙니다....
보통 저희 가게를 찾으시는 여자 손님들은 집안에서 무슨 일이 있어서 옆집 아줌마와 상담차, 기분 전환차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일단 들어오실 때는.... 기분 좋게 들어오십니다..
“아저씨.. 여기 별루 안 비싸죠?.... 저희 맥주 몇 병만 먹고, 노래 좀 하다 갈께요~”
라고 아주 깍듯하게 허락까지 받으십니다..
하지만...
맥주 한 병이 두병 되고, 두병이 세병 넘어가면.. 이제 노래를 하십니다..
처음에는 뽕짝 중에서도 신나는 뽕짝으로 아주 기분 좋게들 노시지요..
요즘 아줌마들~!!... 탬버린 치는 기술.. 정말 아트(art,예술^^)입니다... ..
어쩔 땐 제가 아줌마들 가고 나면 그 탬버린을 쳐 본다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신나게 술 마시고, 노래 하시던 아주머니들은....
처음엔 맥주만 마신다고 들어오셨던 분들인데..... 둘 중에 하나가 꼭
“오늘은 내가 쏜다!!...... 이왕 사는 김에 양주 한병 시키자!!”하고 오버를 하십니다.
아~..물론 저는 술 많이 팔아서 좋지만, 저도 한집안의 가장이다 보니... 집에서 걱정하고 있을 부군 생각이 먼저 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한참 기분이 좋은 아주머니들에게
“아주머니... 술 고만 드시고.... 집으로 들어가셔야죠~”
하면... 저 정말 따가운 시선과 함께... 술맛 떨어진다는 질책을 들어야 한답니다..
이 생활 몇 년 하다보니... 정말 이제 사람 얼굴만 봐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 수 있어집니다.. ^^:
그렇게.. 맥주가 양주로 변하고.... 술이 거나하게 취하신 아주머니들...
아까는 분명 기분이 좋아서, 뽕작도 신나게 부르고 탬버린도 화려하게 치시던 분들이..
갑자기 조용~해 지십니다..
처음 여기를 찾게 된 인생상담을 하기 위해서이지요....
그러면 어찌 되시는지 아시나요??..
꼭 둘 중에 하나가 울어요... 그럼.. 또 옆에 있는 사람이 울지 말라고 ...인생은 다 그런거라고, 자기도 산다고.... 하면서 위로를 하죠...
그럼 울던 분이 겨우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이야기가 진전 된답니다.
그럼.. 이젠 아까 달래 주시던 분이 울어요...
그럼... 아주.. 둘이 머리 맞대고 우는데.. 아주 질렸습니다....
그러다가... 이러면 안되지~ 하며... 다시 노래를 부릅니다..
그런데. ... 요즘 아줌마들은 노래만 시작되면, 내가 언제 울었냐는 식으로 노래에만 집중을 합니다.. 가사 틀리고, 박자 틀리면 큰일 나는 줄 아시거든요^^
정말 노래가 만병통치약이라는 걸 , 이 생활 하면서 처음 알았습니다..
그런데.....역시 아줌마들은 우리 대한민국의 든든한 어머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게 몬 줄 아시나요?대부분의 아주머니들이 계산하고 나가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어머머, 큰일났다... 시간이 이렇게 됐네... 내일아침에 애들 학교 보낼려면...일찍 일어나야 되는데...... 집에 가자 마자, 쌀부터 씻어서 담궈 놓고 자야겠다~!!”
하시면서 돌아가시거든요..
어떠세요.. 역시 대한민국의 아주머니들.....정말 든든하지 않습니까?...
아참..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희 가게 단골 손님들께 한말씀 드리겠습니다...
제발 밀린 외상 대금 좀 갚아주시면서 술 드세요...
갚는 성의라도 보여주셔야, 제가 또 외상을 드리지요...
한 푼도 안 갚아 주시면서, 외상 안준다고 그러면 왜 서운해 하시는지요...
저도 땅 파서 장사하는 거 아니거든요....
저도, 주류대금 내고, 과일, 야채 등등 다 돈 주고 사옵니다....
왜 드실 땐 나랏님 뺨치게 권위 있게 드시면서 돈 달라고 하면, 악덕 채무업자 취급을 하시는지...
돈 좀 주세요.....b.b.
자기야...!!.. 그리고 청취자 여러분!!...
제가 결코 돈을 쉽게 버는 것 같지 않지요?... 누구는 놀면서 돌벌어서 좋겠다고 말씀하시는데... 정말 술 취한 사람을 매일 상대해야 하는 저로서는 얼마나 힘들고 벅찬 일인지 모른답니다...
여러분들도 경험해 보셔서 아시겠지만, 술 취한 사람들은 조금만 감정이 상해도, 감정이 폭팔해 버리기 때문에, 멀쩡한 사람보다 말을 가려서 해야 하고, 조심스럽게 대해야 한답니다..
그러니.. 제가 얼마나 스트레스 받고, 피곤하겠습니까...
그리고, 술에 대해서 반감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
네~.. 물론 술이 몸에 이롭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한 잔의 술이 여러분의 스트레스와, 고민을 떨치는데 도움이 된다면, 적당한 술도, 약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헤헤^^...
하여간..... 결론은 저희 가게 많이 찾아달라는 이야기 였습니다^^감솨합니다^^
작성자:황동식
주 소 : 서울 강동구 암사1동 458-45호 3층
전 화 "02-426-5047, 019-9733-4188
ps: 사연은 저희 신랑이 썼는데요.... 인터뷰는 제가 하고 싶거든요..
저희 신랑이 은근히 쑥쓰러움을 많이 타고..... 남성시대가 방송될 시간엔 저희 신랑이 너무 바쁜 시간대여서, 제가 대신 인터뷰 꼭 하고 싶은데..
괜찮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