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다시 한번!

여성시대 식구분들 제가 드디어 아빠가 되었습니다. 축하해 주세요^^ 오늘은요 제 아내의 출산 얘기를 해드릴려구요 야근을 하고 있는데 다급한 장모님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예정일이 한참이나 남아서 아무 걱정 없이 출근을 했는데 갑자기 진통이 와서 병원에 왔다는 것이였습니다. 앗불싸! 출산하는 날은 꼭 같이 있어 주겠다고 했는데... 열심히 차를 몰아 보지만 직장이 멀리 있는 관계로 족히 한시간은 걸렸습니다. 분만대기실에 들어선 순간 어디선가 낯설지 않은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참고로 제 아내는 자타가 공인하는 왕목소리의 소유자입니다. 목소리가 어찌나 큰지 연애할때도 카페에는 잘 못갔습니다. 워낙 크게 웃는 바람에 사람들이 모두 저희들만 쳐다봤거든요 '아~나 죽어! 수술 시켜줘요!' 라며 병원이 들썩 들썩 하게 외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제 아내였습니다. '여보! 나야! 조금만 참아' 하면서 아내의 손을 잡는 순간 아내는 '야! 너 때맴에 이게 뭐야! 나 좀 어떻게 해봐!'하면서 손을 뿌리치더니 안하던 반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알아 알아 많이 아프지 그래도 조금만 더 힘을 내야지' 하며 아내를 바라보는데 '뭘알아? 얼마나 아픈지 알아! 그냥 수술 시켜줘!'라며 연신 제왕절개를 하겠다고 외쳐댔습니다. 그런데 제 아내는 임신초기부터 임신 중독이 심했던터라 의사들도 제왕절개를 유도했지만 제게 늘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자기야! 난 죽어도 수술을 않해 꼭 자연분만할꺼야 그러니깐 의사선생님들이 꼬셔도 절대 수술 하면 않되! 까짓거 죽기밖에 더하겠어? 그리고 나 죽으면 보험 들어 놨으니깐 그걸로 그냥 살고 새장가는 들면 않돼 하하하' 그러던 사람 입니다. 그런데 얼마나 고통이 심하면 자꾸 수술을 시켜달라고 할까 싶어서 곁에 계시던 간호사선생님께 수술 해달라고 말하고 있는데 갑자기 아내가 발로 제 엉덩이를 뻥! 차더니 '진짜로 수술 시켜달라고 하면 어떻게해? 내가 10달동안 그렇게 얘기를 했건만... 절대 않돼 수술은 절대 않돼" 하면서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모습이 하도 처량해서 저도 울고 장모님도 울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길고긴 시간이 흐른뒤 제아내가 실신을 2번이나 한끝에 나온 아이는 예쁜 딸아이 였어요 가슴에 안긴 아이를 보면서 제아내는 아주아주 서럽게 울었습니다. 저도 덩달아 울고 있는데 제아내 하는 말이 '남자가 울긴..그리고 이걸로 끝이예요 다신 않낳을 테니깐 그렇게 알아요!' 라며 엄포를 놓았습니다. 그런데요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해요 아내의 고통을 보면서 눈물까지 흘렸는데 아기를 보니깐 바로 또하나 낳고 싶은거 있죠! 세상에 저를 아빠!라고 불러줄 아이! 평생 내편이고 내분신인 누군가가 세상에 있다는건 너무 행복한 일이라는걸 알았거든요 그래서 부탁드릴려고요 두분이 제아내에게 전해 주실래요 '여보~그래도 다시 한번 힘 내서 아기 하나만 더 낳아줄 수 있지? 둘째 낳는다고 하면 맛난거 많이 사줄께 사랑해'라구요 *익산시 영등동 제일4차아파트 605동 1106호 온정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