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는 바야흐로 21세기.
모든 것이 미래를 향해 쉼 없이 달려가는데 우리나라의 법과 정치, 그리고 구시대적인 생각은 조금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듯싶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이 호주제라 생각합니다.
70년대엔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고 말했습니다.
80년대엔 아들 딸 구별 없이 하나만 낳자고도 하였습니다.
정말 아들 딸 구별이 없었을까요?
아닙니다.
아들 딸 구별은 그 때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습니다.
호주, 바로 집의 주인은 바로 아들이라는 것이 그것입니다.
그것 때문에 무수한 생명체들이 빛을 받아보기도 전에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호주제 폐지를 반대하시는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의 전통이며 미풍양속이라고 생각하는 호주제는 사실 우리의 전통이 아닐 뿐더러 하루 빨리 청산해야할 일제의 잔재일 뿐입니다.
물론 조선조에도 호주제는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호주제와는 근본적으로 성격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 고려시대에는 오히려 여성들이 더 대접받고 존중받았던 근거가 많습니다.
제사문제나 유산상속에 있어서도 그렇습니다.
조선 중기 이후에 모든 사회나 집안의 대소사가 장자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여성의 권위는 떨어뜨리고 남성중심의 사회가 더욱 확고해 졌습니다.
그것이 일제 치하가 되면서 우리 국민들을 손아귀에 집어넣고 감시와 통제를 쉽게 하고자 마련한 호주제와 맞물리면서 여성들은 정말 시집가서 아들이나 낳아 주어야하는 존재로 전락하고 만 것입니다.
해방되고 어언 60년이 다 되어 갑니다.
그러나 아직도 일제시대의 잔재를 미풍양속이라 여기는 한심한 사람들이 있는 듯하여 씁쓸하기가 이를 데 없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많은 여성들이 중요한 위치에서 많은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훌륭한 여성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나고 훌륭한 여성이라도 한 집안에서 주인은 될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 호주제도 입니다.
왜 여성은 한 집안의 주인이 될 수 없습니까?
우리나라엔 장유유서라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상반되게도 호주제에서는 장유유서가 물구나무서기를 하고 말았습니다.
이게 어디 될 법이나 한 말입니까?
진정 민족의 전통을 아끼고 사랑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미풍양속이라 여긴다면 일제 잔재를 하루빨리 청산하고 장유유서를 빨리 제대로 서게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또한 이혼과 재혼 가족의 수가 초혼가족의 수를 버금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호주제라는 것에 발목이 잡혀 사는 이 땅의 수많은 희생자들은 과연 누가 책임을 진단 말입니까?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과거에 묻혀 개개인이 행복을 포기해야 한다면 그건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누가 한 집안의 주인이냐 하기 보다는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한 가정의 구성원으로서 공동체적 삶을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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