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초라한 아빠의 트럭..

얼마전에 십자수라는 것을 처음 해봤습니다. 작은 가게에서.. 무의미하게 보내는 시간이 아까웠고.. 또 십자수가 태교에 좋다라는 말을 듣고 시작했습니다. 한땀한땀 정성스럽게 해나갔습니다. 예쁜 강아지 모양에 잠시주차를 알리는 문구와 연락처를 넣고서야 완성을 했지요.. 그리고.. 뿌듯한 마음으로 신랑차에 달아줬습니다. 처음엔 " 힘든데 뭐하게 해.. 그냥 좀 쉬지.."했는데요.. 완성을 하고 차에 달아주니까.. 상상외로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그 모습을 보고.. " 이번엔...열쇠고리 해줄까? 아님... 자기 쿠션하나 해줄까??" 했습니다. 그리고....며칠후 친정엘 갔을 때였습니다. 무심코..바라본 주차장의 작은 트럭.... ... 그 초라하고.. 인형하나 없는 소박한 자동차를 보는 순간 찡~한 마음이 가슴을 울렸습니다.. 석공일과..농사일을 겸하시는 아버지의 자동차는 언제나 그랬습니다. 수북한 먼지.. 엄마께서 졸리면 하나씩 드시라고 사주신 사탕봉지.. 유행지난 테입몇개.. 아기자기하고 예쁜거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왠지 초라해 보이는 자동차... 아빠의 자동차 였습니다. 십자수를 하는 내내.. 남편에게 줄 생각만 하면서 좋아했던 내 자신이 딸로써 어찌나 죄송하던지요.. 남편에게 줄 열쇠고리는 잠시 미루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잠시주차 십자수를 하나 샀습니다. 다시 정성스럽게 한땀한땀 떠서.. 아빠 차에 걸어 드리려구요.. 좋아하시겠죠? 아빠께 바라는 작은 소원이 있습니다. 술. 담배. 아무것도 안하시지만 선천적으로 간이 안 좋으싶니다. 직업이 석공이자..농부이신지라..항상 힘든 노동일만 해오신 탓에.. 또 만성피로에서 한 순간도 벗어날 수 없는 탓에.. 더 나빠지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지내싶니다. 그제는 정기적으로 병원을 가는 날이었나봅니다. 저녁에 엄마의 기운없는 목소리에 영문을 물었더니 ..."아빠 어제 병원갔는데 결과가 안 좋아졌단다.. 간이 조금씩 굳어간데.... " 하시면서 더이상 말을 못 이으셨습니다. 이젠 좀 쉬셔야 하는데... 정말 쉬셔야 하는데 .. 막내 군대 제대해서 학교 졸업할때 까지는 하셔야 한다면서..고집을 부리싶니다.. 아빠... 막내는 형도 있고..누나도 둘이나 있잖아요.. 걱정하지 마시고..이젠 석공일 그만 하시고.. 제발 쉬세요.. 저 정말 걱정되요.. 엄마는.. 아빠뿐인데.. 두분 오래오래 사셔야 하잖아요.. 건강하셔서... 오래 오래 사셨으면 좋겠어요.. 곧 태어나는 손주 보시면서.. 여행도 다니면서.. 남은 인생 행복하고 편하게 사셨으면 좋겠어요.. 두분... 정말 사랑합니다... 내용이 이상하게 흘렀네요.. 십자수 얘기만 하려고 했는데..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1가 576-1번지 김경희 285-0969 016-632-0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