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까지 파 ~ ~ 악 풀어 헤치고 시원한 물 속에 풍덩 뛰어 들어 허우적 거리며 물장구치고 싶지만, 싱그런 풀 냄새와 다정히 손잡고 걸어가는 老 부부를 바라보며 곧게 뻗은 전주 천을 온몸에 땀으로 범벅되어 힘껏 달립니다.
안녕하세요..
요즘 뛰는 맛에 재미를 느껴 씩씩거리며 달려가는 저와, 이제 자전거를 막 배우며 초보딱지를 붙이고 옆에 지나가는 사람만 있어도 "어 ~ 어 ~ .. 비껴요 비껴.." 를 연발하던 애기 엄마의 무릎과 팔꿈치에 아직도 아물지 않은 영광의 상처(벌써 한달이 가까워 지고 있지만 )가 제발 제발 나았으면 좋겠네요.
며칠전 애들 자전거를 가르켜 주고 우리집에서 혼자만 배우지 못해 샘이 났던지 하루는 "여보 나도 자전거 가르켜 줘라 잉~. 응 ?" 하며 끈적끈적 옆으로 다가 온 애기 엄마에게 저는 그랬거든요. "당신은 운동신경이 둔해서 안돼. 자전거를 아무나 배우나?. 적당한 요령도 있어야고 자동차 하고는 달라. 자동차는 네바퀴라 넘어질 염려가 없지만 자전거는 두발이라 넘어지고 다쳐. 당신 위해서 이건 절대 안돼". 라며 거절하고 저는 동학기념 하프 마라톤 준비를 위해 이틀에 한번씩(119구조대 격일제 근무 여건상) 전주천을 달렸죠.
가끔은 하천길에 자전거 타고 휙 ~ 지나치는 여성을 보면서 '가르켜 줄걸 그랬나?. 같이 운동하면 좋았을 텐데..' 라고 생각만 할 뿐이었는데 혼자 운동하러가는 제가 불쌍했던지, 하루는 졸라대는 애기엄마를 못 이기는 척하고 가까운 공원에서 넘어지고 흔들 흔들 "어 ~~~어~~" 하면서 사람만 지나가면 주춤거리기를 몇 번 반복하더니 제가 뛰는 전주천을 따라 나서더군요. 그러나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한 전주천은 쉽게 애기엄마에게 자리를 내놓지 안았어요.
며칠동안 잘 따라 오는가 했더니 급기야 온 몸에 상처를 남긴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어요. 땀을 뻘뻘 흘리며 뒤따라오던 애기엄마가 남부시장을 지나 전주대교를 지나면서 복개천 아래 허리를 구부리며 작업하는 남자가 궁금했는지 한눈을 파는 순간 '우당탕 꽝' 소리가 나면서 시멘트 바닥으로 뒹굴면서 '억' 소리와 함께 벌떡 일어났지만 옷 밖으로 스며나온 빨간 핏방울을 보면서 심상치 않다는걸 직감으로 느꼈죠.
다행히 골절된 곳은 없었지만 무릎이며 손등 팔꿈치등이 움뿍 패이고 찰과상으로 아파하는 애기엄마를 위해 당장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더군요. 언른 생각나는 것이 가까운 소방파출소를 생각하고 그곳에서 응급처치 약품을 얻어 지혈을 시키며 운동을 중단하고 자전거를 끌면서 그랬죠. "거봐 한눈 팔더니 무지하게 아프지?." "또 한눈 팔면 더 다칠줄 알어.." "현실은 냉혹한거야, 알았지??. " 라며 집엘 들어와 상처부위를 보았더니 장난이 아니더군요. 결국은 가까운 병원에 들러 며칠간 주사맞고 약 먹고서야 많이 나았지만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를 보면서 웃음을 잃지 않고 언제나 씩씩한 애기엄마의 상처가 이젠 제발 좀 나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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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점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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