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없는 체육관

안녕하세요! 여성시대 가족 여러분. 어제 전주에 다녀올 기회가 생겼거든요. 그래서 일기를 쓰려고 하는데, 어제는 잠이 쏟아져서 못쓰고 이른 아침에 쓰게 되네요. 2003년 6월 5일 목요일 맑음. 전주에서 자활인 어울마당이 있다는 말은 며칠전부터 들었었지만 우리 새벽 공동체는 할일이 있어서 어떻게 할까를 걱정하다가 새벽부터 상추를 수확해 놓고 뜨거운 낮시간에만 참석하는게 어떨까 하고 의견을 모았다. 나는 상추 수확하는 일은 하지 않고 축사에서 소,돼지,개,닭을 돌보는 일을 했는데, 사료를 주는게 아니라 수거해온 음식물을 대형믹서기에다 넣고 잘게 부수어 주거든요, 그래서 시간이 조 걸린다. 어찌어찌해서 10시30분쯤에 봉고차를 타고 전주 실내 체육관을 찾아 갔다. 약 천 이백명 정도의 자활근로 하시는 분들이 모여 재미있는 게임을 하고 있었다. 늘 바쁜 일상생활속에서 벗어나 오늘 전라북도 자활후견기관 어울 마당에 모이게 된 것인데 열여섯개 후견기관이 모였다. 3년전부터 자활이라는 말이 등장 했는데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이 낱말을 알고 있으리라, 공공근로보다 한차원 더 업그레이드 된 일이다라고 평가하고 싶다. 오후엔 FM라디오 MC 김차동씨의 진행으로 장기자랑이 있었다. 해가 지날수록 각 지역의 장기자랑이 다채로와 지고 있음을 느낀다. 예전엔 주로 노래 자랑이 많이 있었는데 오늘은 스포츠댄스 ,수화등이 많았고 온갖 고물들을 모아 두드리는 난타 공연도 있었고, 연기는 연기자가 대사는 다른 사람이 하는 변사극도 등장하여 장시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장기자랑이 끝나고 각설이가 등장하여 우리를 배꼽을 쥐게 만들었다. 행사가 끝나고 시청의 협조로 버스를 타고 노래 한곡씩을 부르며 남원에 도착했다. 다른 사람들 보다는 생활이 어려울지라도 한바탕 어울려 노는데는 모든 시름을 버리고 흥겹게 놀수 있었다. 관중석엔 한사람도 앉아있지 않았지만 우리 자활인들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놀았다.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남원시 수지면 유암리 포암마을 김영수 011-9668-2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