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를 진학하였다.
중학교 때는 그래도 공부하는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곧잘 놀러도 다니고 늦잠도 자고 하여 늘 " 공부좀 열심히 하라"하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하며 여유를 부리더니 고등학교에 들어가니 아침 6시 반에 나가서 저넠 10시 반에 집에 오고 그것도 모자라 1시고 2시고 공부를 하니 이건 갑자기 너무 변한것 같아 은근히 걱정이 된다.
위로는 두 누나가 이미 대학을 졸업하고 또 들어갔는데 막내 아들이라고 요리조리 귀염을 피우며 능청을 떨더니 드디어 오도가도 못한 고등학생이 된것이다.
더구나 학교 규율이 어찌나 쎄던가 머리는 해병대 수준으로 깍아야 하고 반듯한 태도에 조금만 흐트러지면 선생님의 야단이 들이닥치고 핸드폰은 아예 맘도 먹지 말아야 하고 엠피쓰리가 뭔가하는 그딴것은 누나들에게 임대준지 오래가 되어 버렸다.
그렇케 오월이면 3개월이 다되어 간다. 내심 저 어리광 쟁이가 어떻케 견뎌내나 하고 걱정을 하던 나와 아내는 이제 마음을 푹놓케 되었다. 잘도 견디고 성적도 중상을 넘어 그렇케 적응해서 조그만 더 노력하면 지 목표하는 대학에 진학은 무난 할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다.
나는 엄격한 학교 생활에 아이가 어떻케 적응하도록 도와줄까 궁리하다가 좋은 생각을 떠올리게 되었다. 대화하는 시간을 갖자.그래서 나는 일요일이면 아이를 데리고 교회가 끝나는 대로 대중 사우나에 간다.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함깨 고민하고 해결하는 방범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러고 목욕이 끝나면 모 백화점 지하에 들러 비싸지 않은 음식으로 점심을 하며 따뜻한 부자간에 정을 나누는 것이다.
처음엔 나도 그렇코 아이가 어색해 하더니 이제는 넉넉한 부자유친의 시간이 되었다. 대화중에 많은 부분이 내가 이해할수 없는 부분이 아이들 세상에 있는것을 알았고 나나 아내가 그렇케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아이가 건실하게 자라고 있다는것을 알았다.아이도 아버지의 뜻이 어디에 있는것인가, 많은것을 이해 하는것 같다. 물론 이게 모든것을 다 해결 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와 아이에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어 참으로 좋다.
오늘도 아이가 누가 깨우지도 않는데 아침 일찍 일어나는 소리를 듣고 나도 뿌듯한 마음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참 좋은 하루가 또 시작되는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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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