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윤승희 조형곤씨 따스함이 묻어나는 5월입니다.
명량주부인 저에게 몇일 전 얼굴을 들지 못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큰아주버님과 콤비라는 말을 자주 들었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든 큰아주버님과 척척맞아 않돼는 일도 될 정도로 콤비였죠.
그러던 어느날 마침 휴가를 나온 조카가 있어서 큰아주버님 식구들과 저의 아이들만 수목원으로 소풍을 가게 되었답니다. 물론 지금에서야 시어머니께는 죄송하지만 시어머니께 말씀드리지 않은체 몰래 소풍을 간 것이였죠.
시어머니께서는 무릎을 수술을 하셔서 걸을때 휠체어를 타고 다니셔야 했습니다. 그래서 수목원으로 소풍가는 것이였기 때문에 다리에 무리도 있을것이라 생각했고 아이들만 대리고 가는 소풍이였기에 시어머니께는 잠시 비밀로 했어야 했죠.
마음한곳에 무언가 허전하고 찔리기도 했지만 잠시나마 집안일을 벗어나 즐거웠답니다.
하지만 즐거움도 잠시 집에 돌아가자 집안은 매서운 바람만이 불고 있었습니다. 시어머니께서는 뭔가 일이 있어다는 눈초리로 우리를 바라보셨고 결혼하신지 40년된 여자의 직감으로 시어머니께서는 눈치를 채셨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질문이 시작되셨습니다.
"오늘 어디 갔다왔노"
"네?..그냥 여기저기..."
아이들은 아직 사태를 파악하지 못했기에 그냥 우물쭈물한 대답으로 시어머니의 질문을 회피했죠. 그러나 이미 사태를 파악하신 시어머니께서는 두번째로 저에게 질문을 하셨답니다. 이것 저것 둘러보시던 시어머니께서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오늘 어디 갔다왔노? 어디 좋은데 구경이라도 했노?"
"무..무..무슨.. 어머니도 참..그냥 형님집에 갔다왔어요.."
역시 거짓말을 해서는 않되는가봐요. 말하는데 어찌나 버벅거리던지..
저는 우선 그렇게 상황을 넘어갔습니다.
시어머니께서는 궁금하셨는지 자꾸 혼잣말을 하셨고 마음한곳으로 무척이나 죄송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하루는 지나갔습니다. 물론 시어머니께도 거짓말을 했고 앞으로 더 커질것을 예상하지 못한체 몇일이 지났습니다.
저번에 놀러갔던 큰아주버니께서 집에 잠깐 오시게 되었습니다..
"야 저번에 우리가 놀러간곳이 어디였더라?"
큰아주버니께서는 저의 딸에게 놀러간 곳이 어니냐고 물어보셨고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른다는 표정으로 당황한 저의 딸은
"예? 저번에 않 놀러갔어요~"
라고 능청스럽게 말하는 것이였습니다.
아니라는듯이 큰아주버니께서는 고개를 끄덕거리셨고 자꾸 물어보시는 대답을 저의 딸은 모른다고 잡아때었습니다.
"큰아주버니 언제 놀러갔어요~"
저는 큰아주머니께 상황을 파악해 달라는 듯이 살짝 윙크를 보내었습니다.
그리고는 저는 큰아주머니께 방으로 오시라는 신호를 보내었답니다.
"큰아주머니.. 그렇게 큰소리로 말씀하시면 어떡하세요.. 어머니께는 아무데도 안갔다구 거짓말 했는데요.."
저는 어머니께 죄송함과 당황함을 감추지 못한체 사태를 빨리 수습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어머니를 함께 모시고 가지 못한것이 죄송한데 만약 놀러갔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면 분명 시어머니께서는 내색은 않하시겠지만은 섭섭하실것이 분명했으니깐요.
그런데 큰아주머니의 반응은 확연히 달랐습니다.
"허허허~ 걱정하지 마세요 재수씨 놀러갔다는 애기는 진작에 어머니께
말씀을 드렸는데요 뭘~"
"네? 정말요? 저는 그것도 모르고 놀러가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했는데요....."
이건 놀러갔다고 거짓말할때보다 더욱더 당황스러운 일이였습니다.
척하면 척 ! 눈빛만봐도 통하던 큰아주머님과 저 사이의 콤비가 무너지는 날이였습니다.
저는 시어머니께 거짓말을 했는데 큰아주머니께서는 벌써 놀러갔다고 말씀을 드렸으니.. 시어머니께서는 자꾸 거짓말을 하는 저를 보며 얼마나 웃으셨을까요.. 또 얼마나 섭섭하셨을까요..
큰아주머님은 아무렇지 않으신듯 가셨고 저는 그렇게 방에 남아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 될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건 저와 큰아주머님의 콤비가 무너지는 날이자 시어머니께 미운점만 보여드린 날이였습니다.
"어.. 어머니.. 사..사실은.."
"점심때가 다 되었구나.. 밥묵자.."
저는 고개를 들지 못한체 사실대로 말씀드리려 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께서는 이미 모든일을 아시는듯 저를 감싸주려고 일부러 다른곳으로 상황을 바꾸셨습니다.
저는 너무나 죄송스러웠습니다. 시어머니도 저를 16년간 인도해 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이신데... 저는 그 은혜를 불효로 갚으려 했으니.. 말입니다.
아직 남으신 여생을 행복하고 즐겁게 해드리지 못하고 거짓말만 하려 했으니 어머니께서 얼마나 섭섭해 하셨을까요..
그 후로 저는 좀더 식탁에 신경을 쓰게되었습니다. 비록 하루에 한번먹는 아침밥일지라도 고기반찬도 좀더 신경쓰게 되고 시어머니께서 좋아하시는 음식도 좀더 식탁에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몇일뒤 저는 싱그럽고 붉은 카네이션을 어머니 가슴에 조용히 달아드렸습니다. 몇일전 시어머니께 했던 거짓말과 앞으로 더욱더 잘 해드리겠다는 마음으로 정성스레 달아드렸습니다.
윤승희 조형곤씨 저는 이번일로 많을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어머니의 사랑과 제가 한 행동들의 반성을요..
시어머니 앞으로 잘할게요.. 어머니의 사랑스런 며느리가 되도록 매일매일 노력할께요.. 건강하시고 사랑합니다.
전북 김제시 죽산면 연포리 부성 54-15번지
이혜경
063-546-2425